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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 패배의 아름다운 세리머니

 장미란, 패배의 아름다운 세리머니

유난히 길고 더운 여름밤을 식혀주었던 런던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기대 이상의 성적과 함께 풍성한 뒷이야기들이 더위가 한 풀 꺾인 여름의 끝자락을 장식하고 있다.

이 번 올림픽은 많은 사람들에게 세계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치를 확인하고 자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특히 경기장면 중 한 인상적인 순간이 감동으로 와 닿았다.

그것은 장미란 선수가 역도 용상의 마지막 시도에서 바벨을 올리고 버티지 못해 뒤로 놓은 순간이었다. 정적 속에서 잠깐 시간이 멈춘 것과 같은 순간 장미란 선수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은 한동안 내 가슴을 먹먹하게 하였다.

그 순간의 감정이 슬픔이나 좌절감 또는 단순한 아쉬움은 아니었음이 분명하다. 그보다는 멀고 험난했던 여행에서 돌아온 나그네가 비로소 고향 땅에 발을 딛었을 때 느꼈을 안도감에 가깝지 않았을까?

바벨을 놓치고 잠시 서있던 장미란은 뒤로 돌아가 바벨 앞에 서서 무릎을 꿇고 잠시 기도하고 바벨에 손으로 입맞춤을 하였다. 그 짧은 순간은 땀과 눈물과 겸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