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너무 맑다. 맑아서 문제다.
나를 괴롭힌다고 생각했던 것들에서 자유롭다. 묶여 있지만 언제든 자를 수 있다.
그러나 보류한다는 마음으로 모른 체해서 억지로 그 자리에 남는다. 가능하다면 영원히 불행해서 자꾸 남의 손길을 타고 싶다.
벗어날 줄 모른다니 답을 알려주지, 정 그렇다면 밤에 가지, 그런 말도 오래가지 못할 줄 안다. 얼마든지 증명해 주겠대도 그다지 믿기지 않는다.
그런데 빈말이라도 필요해서 빌듯이 요구한다. 똑같은 단어가 뱅뱅 맴돌고 시야는 멍청히도 좁아진다.
충분히 돈독하거나 의존하게 되거나 폭력성 다분하지 않다는 데서 증오의 씨를 얻는다. 숨쉬는 매 순간 너를 떠올리고 그래서 힘겨워하고 싶다.
죄를 만끽하고 싶다. 괴로움은 괴로움으로 잊고 싶다.
또다른 절규가 벌써 기다린다니 거부할 수 없다. 바라던 바다.
영원한 시절. 옭아매는, 발칙한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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