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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독일 수 없는 불안

 내가 다독일 수 없는 불안

나는 특유의 성정 때문에 어릴 때부터 친구들의 상담가 역할을 도맡았다. 심각한 고민거리는 드물던 시절, 자잘한 걱정을 수없이 듣다 보니 머리가 좀 커서도 이전의 방식이 통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졌다.

무거워야 할 때에는 가볍게 대하고 가벼워야 할 때에는 무겁게 대하기도 했다. 결국엔 그게 괜찮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듣기 좋을 뿐 허무맹랑하며 알맹이가 없는 조언과 감언이설은 종종, 어쩌면 자주 당사자의 성질을 긁었고, 연장자에게는 감히 위로를 건넬 수 없었다. 내 속내를 밝히는 일은 물론 남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일에도 점차 신물이 났다.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새발의 피만큼 안다고 해서 내가 당장 그것을 개선하거나 해결할 방도는 전무했다. 애초에 사람의 성질은 남들로 하여금 완전히 이해 가능하게끔 구사하기 까다로운 법이다.

건방 떤다고 느낄 수도 있는 표현이지만 나는 그런 것들로 인해 무력감을 느꼈다. 예전엔 몇 문장으로도 타인의 불안을 잠재웠으나, 이제 각자는 너무 복잡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