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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현대미술 기획전 《 Mark Bradford: Keep Walking 》

 [전시 리뷰]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현대미술 기획전    《 Mark Bradford: Keep Walking 》

아모레퍼시픽 미술관에서 마크 브래드포드의 국내 첫 개인전이 5주 연장되었다는 소식을 전시를 통해 확인한다. 작가는 전시장 바닥에 수집한 전단지와 포스터를 길게 띠 형태로 펼쳐 공간을 가득 채우고, 관람자는 그 안으로 걸으며 바닥의 움직임과 소리를 체험한다. 이로써 관람자는 단순한 관람자를 넘어 작품의 주체로 변형되는 느낌을 받고, 현대 미술에 대한 거리감이 좁혀진다고 느낀다.

작가가 사용하는 엔드 페이퍼는 어머니의 미용실 경력에서 비롯된 일상적 물질을 예술의 매체로 승화시킨 핵심 재료다. 얇고 반투명한 여러 장의 엔드 페이퍼를 겹쳐 빛이 스며드는 레이어를 만들고, 도시의 구획과 사회적 경계를 가르는 사회적 지도처럼 기능하게 한다. 멀리 보면 평면 화폭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겹겹이 쌓인 엔드 페이퍼의 질감이 입체적 층위를 드러내고, 억눌린 감정의 파동처럼 다가오는 면모가 돋보인다.

전시의 정점을 이루는 <명백한 운명(Spaced Out)>은 거대한 제단화 형상으로, 거대 자본이 취약 계층에 가하는 약탈을 고발한다. 미국의 맥락을 넘어 세계적 비극으로 확장되며, 다른 작가의 사회적 맥락성 있는 작업과도 공감대를 형성한다. 또한 파란 색과 10년 간격을 둔 핑크 레이디를 통해 과거의 기억이 현재와 만나는 방식이 대비되는데, 기차표 시리즈는 흑인 대이주의 역사적 뿌리를 사회적 기록으로 재구성한다.

전시의 다른 축은 폭풍과 구조, 그리고 사회적 맥락의 서사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복구 과정에서 드러난 무능과 소외된 이들의 현실이 윌리엄 도어시 스완의 생애와 병치되며, 개인 서사와 대재난의 연결이 촘촘하게 펼쳐진다. 마지막으로 무음 영화에 담긴 소년의 워킹은 제목의 Keep Walking을 상징적으로 구현한다. 노란색 팬츠를 입고 도시를 가로지르는 뒷모습은 비극적 주제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움직임과 의지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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