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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케펠렉 피아노 독주회

 안 케펠렉 피아노 독주회

안 케펠렉 피아노 독주회는 금호아트홀이 올해 발표한 라인업 중 가장 기대를 모았던 공연으로, 이처럼 이미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선명한 명성에 따라 예매가 이뤄졌다. 1부의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13번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월광’으로 시작되었고, 첫 음이 울려 퍼지자 깊은 감동이 밀려왔다. 모차르트는 지나치게 장식 없이 밝고 맑은 음색으로 흐르고, ‘월광’은 가녀린 체구와 달리 의외로 힘 있는 타건을 드러내는 모습에서 테크닉의 완벽함이 아니라 세월의 깊이가 더해진 해석이 돋보였다. 이로써 연주는 음악의 본질에 다가서는 차분한 길 찾기의 순간으로 기록되었다.

인터미션 이후 바로 2부의 프로그램이 소개되었는데, 한 마디로 이번 무대를 ‘프랑스풍 음악의 정원을 거니는 산책’에 비유하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중간에 쇼팽의 작품이 삽입되며, 폴란드 출생임에도 삶의 후반부를 프랑스에서 보내 주요 걸작을 완성했다는 점이 함께 배치된 이유로 제시되었다. 낯선 곡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연주는 짧은 소품들이 끊김 없이 이어지듯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다가왔고, 마치 노년에 이른 연주자가 편안하게 들려주는 이야기처럼 귀가 기울여졌다. 곡들이 흘러가는 동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충전되는 듯한 시간은 깊은 위안을 남겼다. 관객들 역시 매너로 유명한 금호아트홀의 분위기에 내적 친밀감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프로그램은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제13번 B-flat 장조 K.333,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14번 c‑단조 ‘월광’, 인터미션, 드뷔시의 물에 비친 그림자 제1권 L.110/1, 쇼팽 피아노를 위한 자장가 D-flat 장조 Op.57, 드뷔시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제3번 달빛 L.75/3, 뒤퐁 고통스러운 시간들 중 일요일의 오후, 레날도 길 잃은 밤꾀꼬리, 샤를 케클랭 풍경과 바다 중 어부의 노래 Op.63, 슈미트 사적인 음악 중 제6번 종소리 Op.29/6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전체적으로 깊은 감상과 고요한 몰입이 강조되며, 연주는 해석의 중심에 음악의 여유와 시간의 깊이를 놓는 방향으로 정돈되었다. 끝으로 남겨진 여운은 오래도록 기억될 만한 시간으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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