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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버틴스키 : 추출 / 추상 <BURTYNSKY: EXTRACTION / ABSTRACTION>

 [전시 리뷰] 버틴스키 : 추출 / 추상 <BURTYNSKY: EXTRACTION / ABSTRACTION>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세계적 사진작가 에드워드 버틴스키의 40년 업적을 한눈에 조망하는 순회전이 열렸다. 영국 런던의 사치 갤러리와 베니스의 M9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 프로젝트로, 무료 관람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제목은 추출과 추상이지만, 메시지는 분명하고 강렬하다. 헬리콥터, 대형 리프트, 드론 등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높은 자의 시선으로 지구의 민낯을 포착하고, 벽면을 채운 초고해상도 대형 프린트가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한다. 독특한 풍경과 문화를 기묘하고 낯설게 마주하게 만들며, 관람객을 현시대의 생산 구조와 자연의 관계로 이끈다.

전시는 먼저 추상적 접근으로 시작한다. 사진의 회화성을 인정하되 회화의 문법에 기대어 추상에 다가오는 버틴스키의 작업은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대지 위의 인간 개입으로 형성된 조형은 경이로운 아름다움을 뿜고, 생물과 미생물의 유기적 색감이 놀라움을 더한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만들어내는 추상은 일상의 풍요가 자연에서 어떻게 추출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며, 현대 문명이 만들어낸 풍경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찰나의 동적이 아닌, 긴 시간의 흔적이 남는 사유의 순간이 작가만의 강점으로 다가온다.

작가의 배경 역시 관람 포인트다. 공업 지대 주변에서 성장했고 자동차 조립 공장에서 아버지의 일을 돕던 시절의 경험은 거대한 상업 현장에 대한 독특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제조업의 심장부를 포착한 렌즈는 산업적 숭고함의 본질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광산과 농업을 포함한 거대한 산업의 공정을 통해, 식량 생산의 현장 역시 지구의 형상을 바꾼다는 점을 보여준다. 땅에 새겨진 기하학적 무늬와 수로, 산의 형상 변화는 멀리서 보면 예술적 미학으로 다가오지만 실상은 자연을 인간의 욕망에 맞춘 결과물이다. 이로써 식재료의 생산이 지구에 남긴 흔적과 희생을 되새기게 한다.

피벗 관개 사진은 몬드리안의 질서와 칸딘스키의 생동감을 한데 모은 인상을 준다. 초록빛 구획은 거대한 지구의 표면이자 추상화의 현장으로 읽히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폐타이어와 전자 쓰레기의 잔해가 쌓여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이 같은 시각적 쾌감은 이면에 숨겨진 인류의 먹고사는 문제를 드러내며, 버틴스키의 작가적 양심에서 비롯된 경고와 성찰을 남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가르치려 들지 않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통해 산업 시스템의 혜택과 그 이면의 공모자적 위치를 동시에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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