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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 앞에 멈춰 선 마음, 오대산 월정사에서

 불상 앞에 멈춰 선 마음, 오대산 월정사에서

불상을 보면 내 마음이 보인다 오대산 월정사. 생각보다 자주 찾게 되는 곳이다.

처음엔 단지 전나무숲이 좋아서였고, 그다음엔 걷는 길이 조용해서였고, 그러다 보니 이제는 ‘그냥’ 간다. 머리가 복잡할 때, 마음이 흔들릴 때, 말없이 나를 다잡고 싶을 때.

월정사 대웅전 앞에 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불상이다. 금빛으로 빛나는 그 존재는 언제나 똑같은 자리에 똑같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참 신기하게도, 그날 내 기분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 ⸻ 내가 보는 불상의 얼굴은 결국 나의 얼굴 마음이 고요한 날엔 불상이 살짝 웃는 것처럼 보이고 걱정이 많은 날엔 어쩐지 날 꾸짖는 것 같고 어느 날은 슬픔이 그대로 묻어난다.

예전에 누가 내게 말했다. 불상은 거울이야.

네가 어떤 상태인지, 말없이 보여주는. 그 말이 내겐 참 깊게 남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불상을 볼 때마다 내 마음부터 살핀다. 오늘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는 걸까, 하고.

불상 앞에 앉아 눈을 감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