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주 작은 것도 크게 놀라는 편이다. 어릴 적부터 눈앞에 날파리가 왔다 갔다 하는 비문증이 있어 더욱 그렇다. 투명한 날파리만 날아다니는 게 아니라 때로는 까만 색에 가까운 그림자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어 실제 날파리와 구분이 잘 안 된다. 그래서 허공에 손을 휘저으며 잡으려다 실제로는 허공에서 흩어진 먼지 같았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결국 진짜 벌레가 될까 봐 두 배로 놀라곤 한다. 모든 생명체 중 다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무섭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특히 벌레는 더 그렇다. 바퀴벌레나 지네는 나의 가장 큰 공포다.
두 번째로는 욕실 문과 벽 사이의 스테인리스 테두리에서 그림자가 함께 움직인다는 느낌이다. 내가 움직일 때 같이 흔들리는 그림자에 깜짝 놀라곤 한다. 세 번째는 바람에 의해 길바닥에서 무언가가 굴러다니며 내 주위를 빠르게 지나갈 때의 느낌이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휙 하고 지나가는 물체에 놀라서 주변 사람들까지 놀라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매번 미안한 마음으로 사과하곤 한다. 네 번째는 비 오는 날 내려가는 계단이 특히 두렵다. 과거 차 사고나 꼬리뼈 골절로 트라우마가 남아 내려갈 때마다 어지러움이 생긴다.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지 않아 이 마음의 벽이 더 커진 걸 느낀다.
그 원인은 분명 두려움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네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아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릴 때의 나처럼 어른이 되면 모든 것을 씩씩하게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지만 현실은 다르고, 나는 여전히 겁이 많은 사람으로 남아 있다. 매일 심장이 크게 뛸 때마다 나 자신이 대견하지도, 한층 강해진다고 느끼기도 어렵다. 그래도 깜짝깜짝 놀라는 일상 속에서 나는 늘 타인에게 미안함을 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나와 같은 슈퍼쫄보로 살고 있는 이웃이 있다면 우리 모두 함께 용기를 찾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자고 마음먹는다. 언젠가 이 벽을 허물고 더 담대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으며, 오늘도 놀람을 받아들이고 조금 더 버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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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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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보탈출
원문 링크 : 나는 사소한 것에도 잘 놀라는 '슈퍼쫄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