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의 한 필지에서 채무자가 경매로 소유권이 이전된 뒤에도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을 주장하며 건물의 존속을 요구하는 사건에서, 대법원은 2026년 1월 29일 2024다236327 판결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먼저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은 경매로 소유권이 달라지더라도 건물 주인이 땅을 계속 사용할 권리(지상권)를 갖는 제도입니다. 이 권리가 인정되면 건물주는 철거를 피하고 땅주는 임차료처럼 지료를 받는 구조가 성립합니다. 핵심 쟁점은 “땅과 건물이 같은 사람 소유였는지”를 어떤 시점으로 판단하느냐였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경매개시결정 이전의 가장 예민한 시점인 2010년 7월 13일의 가압류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때 건물은 존재하지 않았고 가압류가 말소되었으며, 따라서 법정지상권의 성립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처럼 가압류를 포함한 체납처분압류 등기가 경매 절차에 영향을 미치는 효력을 당초 기대했던 시점으로 되돌려 평가하는 원칙을 확장 적용한 것입니다. 가압류 이후에 건물이 지어진 경우 채권자의 담보가치가 낮아지는 상황을 방지하려는 취지로, 원칙적으로 당초 저당권 설정 시점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한 기존 법리를 가압류 단계까지 확장했습니다.
실무적으로 경매 물건을 다룰 때는 등기부의 가압류 이력을 반드시 확인하고, 건물의 건축 시점과 소유권 보존 등기의 날짜를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건물이 가압류보다 나중에 지어졌다면 법정지상권이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낙찰 후에도 철거 청구에 이 판결의 법리를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채무자나 건물 소유자 입장에서는 가압류가 걸린 토지 위에 건물을 신축하는 행위가 큰 법적 위험을 안게 되며, 가압류 해제나 채무 변제, 경매 자체 중지 등 적극적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 판결은 앞으로 비슷한 사례에서 법원이 판단의 기준점을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부동산 경매 및 담보가치 평가에 중요한 방향성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