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넷플릭스를 켰습니다. 손에 맥주 한 캔, 옆엔 아내.
그동안 보고 싶었지만 미뤄두었던 영화, 《승부》를 드디어 봤네요. 조훈현과 이창호.
전설적인 사제의 이야기. 하지만 제게 이 영화는 바둑이 아니라, 오랜 친구와의 대화 같았어요.
영화 승부 포스터 저는 바둑을 조금 두는 사람입니다. 아마추어 5단 정도.
한때는 이 친구랑 바둑판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요. 그 친구는 과묵하고 즐거웠지만, 때론 우선순위를 바꾸게 해서 곤란한 경우도 있었지요.
그래서 가게를 하고 난 후부터는 멀리 두고 있어요. 시간도, 마음도 여유가 있어야 하는 놈이라서요.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아무 부담 없이 마주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차 한잔하며, 웃으면서 돌을 놓을 수 있는 그런 날.
이창호와 조훈현 영화 속 조훈현이 말하더군요. “바둑은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정말 그래요. 상대가 앞에 있지만, 결국 마주하는 건 내 안의 나예요.
내 감정, 조급함, 자만, 두려움… 그걸 마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