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을 기다리는 여름! 책상에 팔을 베고 엎드려 파란 하늘에 피어난 뭉게구름을 바라봅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흰 머리 소년은 유년의 세월 속에 있습니다.
누이를 언니라 부르던 소년은 누이와 함께 수박을 먹으며 추려낸 씨를 화단에 심다가 돌 틈과 처마 밑에 피어나 여름의 서정적인 풍경을 연출하는 봉숭아를 발견합니다. 봉숭아 잎에 봉숭아 꽃잎을 싸고 말아 주먹만 한 돌로 찧으며...
잎이 더 많아야 물이 잘 들어... 꽃잎이 부족해...
검정 숯을 넣어야 한다던데... 어린 누이와 소년은 오손도손 많지 않은 경험을 나눕니다.
적당히 찧은 봉숭아즙을 누이는 약지와 인지 손톱에 어린 소년은 남자애니까 새끼손가락에 수북이 올리고 비닐과 헝겊을 감고 하얀 실로 돌돌 말아 맵니다. 어린 누이가 어린 소년에게 말합니다!
첫눈이 올 때까지 손톱에 봉숭아 물이 남아있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나? 사랑이 이루어진다나?
암튼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기대감에 소년의 가슴은 뭉게 구름처럼 부풀어 오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