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회사를 중심으로 제시된 주장이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논리는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상법 개정의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상장주주가 소수인 상황만 문제로 보고 100% 자회사나 가족회사까지 확대 적용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식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타당해 보일 수 있다. 다만 실제로는 이사 충실의무의 해석과 적용 범위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 쪽이 이로운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중요하게 지적된다.
상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사의 충실의무를 향한 법적 해석은 계속 소수주주 보호의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 향후에도 상법 개정은 요원하다는 판단 아래 자본시장법 개정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향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자본시장법의 규정이 핀셋처럼 특정 사안을 보호하도록 설계되면, 창의적인 주주가치 침해 행위에 대한 제재가 과도하게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상법의 충실의무가 주주 전체에 확대되는지 여부가 중요한 쟁점으로 남는다.
차명주식 문제를 중심으로 비상장회사의 주주 구조가 제시한 또 다른 쟁점이 있다. 차명으로 보유된 주식의 의결권이 경영권 행사에 미치는 영향과 차명 명의자의 배신 가능성은 충실의무 확대 시 추가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 비상장회사의 경우도 투자자라는 점에서 상장회사와 다를 바 없으나, 차명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충실의무 확대에 따른 리스크가 증가한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결국 상법과 자본시장법 간의 조율이 필요하며, 차명주식 구조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전체 제도 설계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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