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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가 찬성만 하는 이유 - 경로의존성, 자기합리화

 사외이사가 찬성만 하는 이유 - 경로의존성, 자기합리화

매년 정기 주주총회 즈음에 빠지지 않는 이야기가 바로 ‘거수기 사외이사’, ‘사외이사가 그 많은 돈을 받으면서 왜 다 찬성만 하느냐’이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도 이론상으로는 있지만, 일반주주들 눈에는 통과된 안건에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경우가 있어도 다 찬성으로 처리되는 모습이 의아하게 다가온다. 공개된 의사록을 보면 사외이사들이 어떤 논의를 거쳐 그 안건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주주총회에서 공개적으로 질문을 하더라도 경영진의 답변이 신통치 않은 경우가 다반사다. 이로 인해 결국 사외이사들이 거수기라는 논의가 나오게 된다.

내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에 따르면 사외이사가 찬성만 하게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지만 그중 하나는 경로의존성에 기한 자기합리화다. 경로의존성은 과거에 이루어진 결정이나 사건들이 현재와 미래의 선택가능성을 제한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형상을 말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사외이사들의 경로의존성은 문제될 안건에 대해 한 번이라도 반대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되면 이후의 안건들은 죄다 반대하지 않는 방향으로 고정되는 경향을 낳는다는 것이다. 반대할 기회를 놓치면 그 이후에는 반대하기가 애매모호한 상황이 되어 버린다.

내가 경험한 이사회 안건들 가운데에는 분명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있는 것이 적어도 한 번은 올라온다. 사외이사 시선으로 볼 때 이때 문제가 될 만한 소지가 있어 보이는 안건이 본인 임기 중에 한 번은 올라온다는 점을 보았다. 그때 1) 경영진들에게 안건에 대해 묻는 기회를 놓치거나, 아예 물어보지 못한 경우가 의외로 많다. 이런 경우도 은근히 많다. 사외이사들이 독립성이 전혀 없을 때 분위기에 묻혀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2) 경영진들에게 안건을 공손히 묻더라도 경영진들의 긍정적인 장래 전망 등이 담긴 답변에 ‘그래? 그렇단 말이지?’ 하고 그냥 구두대답만을 믿고 넘어가거나 하는 경우도 흔하다. 보통의 경우 대체로 이렇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경영진의 말이 그 당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사탕발림인 경우가 꽤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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