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5일 창문을 열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엊그제 내린 비가 아직 바닥에 내리고 있는지 여전히 창문 밖의 땅은 여름의 해를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초여름 비가 원인일까, 책의 무게가 어제 같지 않고, 어제 읽었던 문장의 끝에서 페이지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다시 어제의 그 문장 앞에서 머무르고 있다. 어제의 문장이 어떤 인력을 발산하는 것도 아닐진대, 머리에는 글이 입력되지 않고 계속해서 같은 자리 주변만을 맴돌고 있다.
나는 지금 책을 읽고 있던 걸까? 문장은 도대체 진전을 보이지 않고, 목이 말라온다.
몇 그램 안 되는 그 종잇조각의 중력에 끌려 일어서지도, 다음 장을 넘기지도 못한 채로 같은 자리, 같은 자리, 같은 자리. 끊임없이 맴도는 미로 같은 시간이 반복되고, 책상 앞에 갇힌 채로 방은 미궁이 되고 이미 미궁 안에서 길을 잃었다.
같은 언저리를 돌던 어느 때에 어린 여자들 목소리가 들린다. 어린?
목소리의 발성의 날카로움이 창문 틈새를 파고들 정도로 예리...
원문 링크 : 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