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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중독자

 알콜중독자

캥기지 않는 술자리엔 늘 무언가 놓고 온다 주머니를 뒤져보며 그날의 기억을 찬찬히 더듬는다 자정의 그림자가 맥주를 들이키고 앉아 내일의 낚시가 심통치 않음을 점칠 때 서빙하던 남자의 손 위 접시 안주가 흔들린다 놓고 온 것이 무엇인지 도통 생각나지 않는데 주머니의 빈 허전함이 계속 맴돈다 언성이 높아지던 그 날의 가벼움이 기화되는 그 순간에 나는 무얼 하고 있었더라 그렇게 놓고 온 것이 무엇인지를 캐보는데 그 날의 술자리가 생각나지 않는다 그 날의 술자리에서 울려 퍼지던 혁명의 노래가 김광석인지 조용필인지 어설프게 스쳤던 옆자리 아가씨의 허벅지가 실수였는지 에로스였는지 휴대폰 주소록 후배의 번호로 어제의 술자리를 되묻는다 있지도 않았던 후배의 말에 다시 놓고 온 것의 희미함이 떠오른다 어제의 가게로 가 주인 잃은 물건을 묻고 나서야 뒤늦게 정체를 깨닫는다 내가 어제 한잔도 마시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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