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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채색하다.

 기억을 채색하다.

오늘도 꾸었다. 허물어진 벽 사이로 물결처럼, 이는 너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꿈속에서조차 곤히 잠든 너는 대체 어떤 광경을 마주하고 있을까. 잔잔한 수면이 파문에 부서지듯 곤히 잠든 널 깨우자니, 꿈에서조차 널 볼 수 없을까 두려워서 나는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너와 내가 만났던 어느 지난 10월의 가을날 우리의 성격은 마치, 여름과 겨울 같이 우리가 함께 있을 수가 없다는 계절인 걸 자연스레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해가 지지 않을 거 같던 어느 여름 밤 지붕 아래 고드름이 녹아 맺힌 물방울은 녹음을 더 푸르게 만들었으며, 깊은 호수 속 단단한 얼음은 제자리를 지키지 못해 물수제비가 가라앉는 형상을 비추었다.

그리던 바람은 어느샌가 나비를 데려와 단내를 풍기며 나의 볼에 벌건 봉숭화를 피게 만들었다. 우린 드디어 하얗던 도화지에 색을 입히고 보이지 않았던 경치를 그려내 보여주었다.

겨울에서 온 내가 여름에 있던 너를 만난 이야기였으니까. . . . . . . . 이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