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스 역사상 가장 훌륭한 작품을 딱 하나를 꼽으라면 일본 만화인 <데빌맨>을 꼽겠지만, '그래픽 노블'로 범위를 넓혀서 따지고 보자면 명백하게 <왓치맨>이다. 여기서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은 근본적으로 같은 것 아니냐고 물을 수 있는데, 그건 1980년대에 있었던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을 구분 지으려는 노력을 무시하는 태도다.
적어도 1980년대 만큼은 코믹스와 그래픽 노블이 달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매카시즘으로 대두되었던 미국 대중문화 예술인에 대한 끔찍한 차별과 압박, 검열은 코믹스에도 영향을 끼쳐서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준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1970년대에 이르러서 코믹스란 그저 어린아이들이 읽는 저급한 대중문화라는 인식이 퍼져 있었다.
본래 성인들을 위한 프로파간다로도 사용되었던 코믹스가 아둔한 미국 정치가들 탓에 자신의 지위를 잃어버리고 만 것. 그런 와중에 대중문화 예술인들이 각성해서 사회 전반에 걸친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강타하며 재흥을 거듭하던 1970년대에 코믹스 업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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