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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월

정확히는 3월 한달은 아니고 시점을 알 수 없는 사진을 포함해서 대략적인 3월 사진첩털이 시작! 시작은 추억돋는 옛날 사진 그러고보니 이게 벌써 몇년 전인지 몰라 몇년이 지났지만 얘는 여전함ㅋㅋㅋ 여전히 세상 제일 편한 자세로 자고 있음 ㅋㅋ 물론 얘도 여전하다. 약을 계속 먹긴하지만 알러지가 많이 호전되어서 극강의 미모를 뽐낸다는거. 지난번에 호기롭게 시작한다고 했던 인스타는 하는둥 마는둥 하는 중 SNS형 인간은 아니지만 재미를 좀 붙여보려고 노력 중이다. 소통이고 뭐고 그냥 내글만 싸지른다는게 함정 다시 알려드려요 <도미애의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fulfpiction/ 도미애(@fulfpiction) •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팔로워 10명, 팔로잉 0명, 게시물 9개 - 도미애(@fulfpiction)님의 Instagram 사진 및 동영상 보기 www.instagram.com 뭐야 이 갑작스러운 홍보는 ㅋㅋㅋㅋㅋ 블로그도 시작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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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자신과 당신의 것 : 젠틀한 순애보, 귀여운 처량함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홍상수의 필모그라피에서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리 돋보일만한 작품은 아니겠지만, 김주혁이 연기한 주인공 영수는 꽤 기억할만한 캐릭터인 듯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홍상수의 영화 속 거의 모든 남자들은 찌질하고 추한 모습을 보인다. 이는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의 영수도 마찬가지. 하지만 영수는 홍상수의 다른 영화 속 인물들과는 결이 다른 남자다. 그는 처량하지만 결코 저열하지 않다.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서 추함과 저열함은 민정에게 찝쩍대는 남자 혹은 영수에게 민정의 단점을 일러바치는 남자들의 몫이다. 그래서 "당신이 너무 좋아서 당신을 믿을 것"이라는 이 남자의 순애보는 젠틀하고, 처량함은 귀엽다. 영수의 젠틀함과 귀여움이 크게 낯설지 않은 것은 우리가 그에게서 김주혁이라는 배우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어느 작품에서건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튀지 않고, 화려함은 다른 배우에게 양보할 줄 알았던 배우. 그러면서도 쉬지 않고 연기했던 배우.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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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프로젝트 : 그들 각자의 세계

- 무니의 시선 - 영화의 배경이 되는 플로리다 올랜도에는 디즈니월드와 건너편의 두 가지 세계가 있다. 그런가하면 그 건너편에 있는 매직캐슬 내에도 또 다른 두 가지 세계가 존재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팍팍한 삶을 겨우겨우 이어가는 어른들의 세계와 매일매일 신나는 모험을 펼치는 아이들의 세계가 그것이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어떤 상황에서건 웃고 떠들석한 아이들. 그 중에서도 무니(브루클린 프린스)는 유난히 더 엉뚱하고 상상력도 풍부한 사랑스러운 아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른들의 세계를 눈치로 조금씩 알아가는 (불필요하게)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기도 하다. 무니는 이제 겨우 6살이지만 벌써부터 어른의 시선으로 그들의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 무니가 어른들이 울기 직전 표정이 어떤 것인지 안다는 것은 그동안 어른들이 우는 모습을 익숙하게 봐왔기 때문일 것이다. 무니가 본 눈물을 흘리는 어른들은 모텔촌에 흘러오기까지 만난 사람들도 더러 있겠지만, 아마도 가장 많은 눈물을 보게 된 것은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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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 필름 그리고 시네마테크 (feat. 폴 토마스 앤더슨)

최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시네마 퓨처(Cinema Futures)>라는 꽤 괜찮은 다큐를 한 편 봤다. 사실 엄청나게 잘 만든 다큐라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개인적으로는 사족이 많은 느낌이었다), 영화를 좋아한다면 특히 필름에 대한 애착이 있다면 생각할거리가 많은 그런 내용. 현재 거의 모든 영화(film)는 디지털로 제작된다. 가끔씩 필름으로 촬영한 작품이 화제가 되기도 하지만 필름 자체를 상영할 수 있는 극장이 없어 대부분 디지털로 배급이 이뤄진다. 디지털에 밀려 필름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시대에 필름에 대해 다시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제작, 배급, 상영 등 모든 과정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영화는 필연적으로 수익성과 효율성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제작과 상영보다 배급의 영향력이 더 큰 현실 속에서 큰 비용 부담없이 무한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은 축복과도 같다. 수익성과 효율성이 우선되며 필름은 점점 설자리를 잃게 되었고, 필름에서 시작된 예술인 영화가 이제는 필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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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이렇게 좋은 회사를? 도대체 왜? 뭐 먹고 살건데? 숱한 질문을 받았지만,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대답하지 않았다. 그곳에 아직 소속된 그들에게는 차마 말할 수 없는 답변도 있었고 스스로도 아직 찾지 못한 답변도 있었기에 말할 수 없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일 수도. 어느 회사의 공채에 선발되고 난 후 그곳에서만 7년하고도 9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곳이지만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꽤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나는 예스맨이 아니기 때문이고, 누군가를 모시고 특별대우 하는 것은 나의 신념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당신들의 가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는게 아니라 가식적인 당신들을 바라보며 나도 만들어야 하는 또 다른 가식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냥 생겨먹은대로, 나답게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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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 일주일

정식 명령 기준으로 퇴사 날짜는 아직 조금 남았지만, 마지막 출근을 하고 일주일이 지났다. (티는 안나지만) 기분 전환할겸 염색을 했고, 몇달동안 시간이 나질 않아 하지 못했던 타투를 하나 새롭게 했다. 사람이 별로 없는 대낮에 은행을 찾아 볼 일을 보고, 평일 저녁에 여유롭게 야구장을 갔으며, 오래된 친구가 휴가를 쓴 덕분에 한가한 시간에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도 혹은 다큐멘터리도 매일 한두편씩 꾸준히 보고있다. 계획했던대로 처리한 일이 있는가하면 갑자기 불쑥 끼어든 스케쥴 탓에 아직 그렇지 못한 일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다 괜찮다. 나는 시간이 많으니까. 시간을 아끼기 위해 나를 또 상대를 계속 재촉해야 하고, 끝내고 끝내도 계속 생겨나는 일 때문에 조급증을 떨어야하는 그런 삶에서 비켜서겠다던 다짐을 잘 지키고 있다. 다음주에는 영화제를 가고자 짧게 전주를, 그리고 그 다음주에는 조금 길게 여행을 떠난다. 지금이 정말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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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위한 시간 : 관찰의 미덕

<내일을 위한 시간>은 자신의 복직 대신 보너스를 택한 직장 동료를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한 산드라의 1박 2일을 따라다니지만, 산드라의 편에서 관객을 설득하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나는 이점이 <내일을 위한 시간>의 가장 큰 미덕이라 생각한다. 사실 일반적인 영화에서 중심이 되는 스토리나 주인공의 사정 그리고 전체적인 스토리 혹은 개연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사정을 제외하면 관객들이 등장인물들의 속사정을 소상히 알기란 불가능하다. 앵글 뒤에 감춰진 선택과 집중에 따라 영화의 마지막에는 주인공을 중심으로한 이야기만 액기스처럼 남는다. 작은 캐릭터가 눈에 밟히거나 기억에 남을 때는 순간의 강렬한 인상에 의한, How 없이 What 만 남는 상태가 대부분이다. 이런 측면에서 <내일을 위한 시간>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꽤나 흥미롭다. 산드라에게 감정의 고조와 기복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변하지 않는 설득이라는 하나의 패턴을 두고 동료들과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나눈다. 산드라도 일방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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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정우성인가?

최근 <씨네21>은 창간 23주년을 기념해 별책부록으로 <청춘의 초상, 정우성>을 발간했다. 표지부터 별책부록, 엽서에다 '정우성과 김성수·양우석·임필성 감독, 한재덕 대표 대담' 특집기사까지 온통 정우성으로 가득한 <씨네21> 1151호의 구성은 나 같은 정우성빠에게는 축복과도 같다. 청춘의 아이콘. 연예인들의 연예인.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남 배우. 스스로가 얼굴 천재라고 말할 수 있는, 말하고도 욕 안 먹는 배우. 정우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데뷔할 때부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톱스타였고, 늘 주인공이었던 그에 대한 헌사는 언제나 이상할 것이 없지만 그래도 궁금증이 생긴다. 왜 하필 그리고 지금 정우성인가? <비트>의 이민, <태양은 없다>의 도철, <내 머리속의 지우개>의 최철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박도원, <더 킹>의 한강식처럼 그 시절의 정우성 말고는 할 수 없는 역할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정우성의 특별함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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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프롤로그

카리브 해 최초 그리고 최후의 사회주의 국가. 체 게바라와 피델 카스트로로 대표되는 혁명. 지난 수십년간 아마추어 야구와 복싱 최강국. 시가, 모히토,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과 큐반 뮤직. 4년 전 열흘 정도 쿠바를 다녀오며 언젠가 꼭 다시 찾겠다고 다짐했었다. 물론 모든 일들이 다짐대로 다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은 잘 알기에 빨라야 10년 후? 내가 나이를 한참이나 더 먹고 그곳도 많이 변한 뒤에 찾을 수 있을 거라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이렇게 빨리 기회가 닿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퇴사를 생각하며 가장 먼저 버킷리스트에 올렸던 것은 쿠바 여행이었고, 퇴사 일정이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자 가장 먼저했던 일이 비행기 티켓을 끊는 것이었다. 4년 전에도 지금도 왜 쿠바냐고 묻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데, 나의 대답은 항상 같다. 쿠바는 내게 오랜 꿈이라고. 어떻게보면 길수도 반대로 짧을수도 있는 한달의 시간. 말도 잘 통하지 않는 곳. 어딜가나 눈에 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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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 송강호의 연기

<밀양>은 참 흐릿한 영화다. 영화 속 어떤 것들도 확실한 것이 없다. 특히 주인공 신애(전도연)의 경우, 우리는 그녀의 과거에 대해서 정확하게 확인할 방법이 없으며, 그녀가 왜 땅을 사겠다는 거짓말을 했는지 현재에 대해서도 알 수 없다. 오프닝에서 종찬(송강호)에게 던졌던 "밀양의 뜻이 뭔 줄 아세요? 비밀의 햇볕이래요."라는 질문의 주인공이자 그들이 발을 밟고 서 있는 공간인 밀양처럼 신애 역시 한없이 비밀스럽다. 햇볕은 계속해서 신애를 비추지만, 그녀는 그 빛을 투과시키지 않는다. 내재된 비밀스러움이 그녀를 한없이 불투명하게 만든다. 첫 만남 이후 종찬은 그녀의 뒤를 계속 따르는데, 위치가 절묘하다. 그녀의 몇 발짝 뒤, 손짓하면 다가가고 밀어내면 물러날 수 있을 정도의 딱 그 정도의 거리다. 지켜보는 우리에겐 어떤 각도에서는 시야에 들어오기도 하고, 또 다른 각도에서는 벗어나 있기도 한다. 물론, 종찬이 함께하는 장면에서 신애가 그것을 원하는지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위로가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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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백수의 일기

4월을 기억하고자 시작은 벚꽃. 벚꽃은 밤이지! 좋은 것 하나 없는 동네이지만 봄은 참 좋다. 지하철 역에서 발견한 등산의 5가지 효과. 5가지 효과라며ㅋㅋㅋ 왜 6개를 적어놔 최근 시간이 많아지면서 기왕 먹을거면 플레이팅을 좀 더 잘해서 먹고싶다. 매번은 아니고 아주 가끔씩 면 매니아지만 소면은 그리 선호하지 않는데 요즘 비빔국수에 빠져있음. 오랜만에 찾았던 아트나인 그리고 <플로리다 프로젝트>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ㅠ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영화를 본 후에도 이런 좋은 영화가 더 많아졌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전 포스팅에 남겼듯이 서울아트시네마에서 PTA 특별전을 진행했다. 여러작품이 있었지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데어 윌 비 블러드>를 선택했다. 정말 소름끼치도록 좋더라. 대호 성님. 이긴건 좋다만, 꼴데인데 웃음이 나오나; 당시 10위였음 ㅋㅋㅋ 그래도 요즘 제법이겨 최근에는 많이 올라간 상태. 이것도 이전 포스팅에 남겼듯이 퇴사를 하고 이것저것 천천히 뭔가를 꼼지락거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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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0 : 쿠바 도착

인천에서 13시간을 날아 토론토에 도착, 1시간 가량 잠시 대기하고 다시 탑승 3시간 반을 더 비행해 아바나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오후 6시에 비행기를 타 총 18시간이 걸렸는데, 도착하니 현지시간 기준으로 오후 11시 무렵. (급 고백하는데) 나는 사실 비행에 약간의 공포증이 있다. 처음 비행기를 탈 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몇 년 전 떠났던 여행에서 비행기가 엄청 크게 흔들린 후부터 생긴 것이다. 그 후로 비행기를 타면 별 이유없이 내내 불안하다. 사실 이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예민한 성격 탓에 예전부터 비행기에서 잠을 잘 청하지 못했다. 이래저래 비행 시간 내내 뜬 눈으로 지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도 다행히 이번에는 기류가 그리 나쁘지 않아서 장거리 비행에서도 불안감이 좀 덜했고(물론 이 이유는 마음이 편해져서 일 수도 있다), 토론토까지 13시간 동안은 계속 영화 등 모니터를 보며 앉아있었지만, 한국에서부터 이상하게(?) 피곤했던 탓에 쿠바로 들어 오는 비행기에서는 병든 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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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1-1 쿠바의 첫인상

2018.5.9 프롤로그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여행 시작을 알렸던 글에서 쿠바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사회주의 혁명,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 모히또, 야구 같은 단어들을 나열했었다. 사실 4년 전 첫 방문 전에 적어뒀던 글을 그대로 가져온 것인데, 좀 애매했다. 쿠바하면 누구나 알만한 것이지 개인적인 인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때문에 특별한 순서 없이 단순 나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4년 전 여행 당시 가장 강렬했던 첫인상은 바로 ‘까삐똘리오(Capitolio Nacional)’였다. 쿠바의 옛 국회의사당 건물로 쿠바의 황금기에 지어진 가장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이다. 아바나를 넘어 쿠바의 랜드마크 같은 건물, 쿠바를 찾기 전부터 제일 먼저 방문할 곳이라 점 찍었던 곳이기도 하다. 결론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는 공사로 인해 길 건너편에서 사진 몇 장 찍고, 낯선 아저씨에게 첫 호갱짓을 당하고선 아바나 투어 버스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슬픈 기억이. 2014년 까삐똘리오(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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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 1-2 나의 오랜 쿠바 친구들

2018.5.9 - 친구라 지칭했지만, 사람 아님 주의 (앞으로도 이럴 공산이 매우 크지만) 첫 날은 그냥 정처없이 움직이기로 했다. 오랜만에 쿠바 분위기를 느껴보자 이런 마음. 그래도 돌아다니려면 돈이 필요하니 환전소(Cadeca)부터 찾기로 했다. 아바나 공항에서 캐나다 달러를 CUC로 환전하긴 했지만, MN은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행객이 덜 붐비는 뒷골목, 현지인들이 사는 동네로 많이 돌아다니는 나에게는 MN이 필요했다. 쿠바 화폐 정보 쿠바 화폐는 외국인을 위한 CUC와 내국인을 위한 MN(또는 CUP)으로 구분된다. 둘 다 명칭은 페소(PESO)로 동일하지만 CUC에는 건축물 그림이, MN에는 인물 그림이 그려진 것이 특징이다. 둘의 가치는 1:24~25 정도다(※환전소에서는 1CUC에 24MN을 교환해주지만, 상점가에서는 1CUC=25MN으로 통용된다). 호텔, 레스토랑, 펍 등 외국인이 많이 찾는 곳은 CUC, 시장이나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카페테리아 등에서는 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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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2 헤밍웨이의 흔적을 찾아서

<라 보데기타 델 메디오>와 <엘 플로리디타> 2018.5.10 호세 마르티, 피델 카스트로 그리고 체 게바라. ‘쿠바’하면 떠오르는 인물 그리고 쿠바인들이 사랑하는 인물들이다. 호세 마르티의 동상이나 흉상은 어느 도시, 마을에서건 쉽게 찾을 수 있고, 피델 카스트로의 사진이나 현수막이 걸려있는 집은 후미진 동네 구석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체 게바라는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관광객이 몰리는 곳이라면 책, 그림, 엽서, 티셔츠 어디든 체의 얼굴이 있다. 사실 쿠바인들이 앞선 두 인물들만큼 체 게바라를 사랑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체 게바라는 외부 사람들이 ‘쿠바’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인물이자 쿠바인들에게 가장 많은 돈을 벌어주는 인물이기도 하다. 여기에 ‘아바나’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더 있다. 쿠바인은 아니지만 쿠바와 아바나를 떠오르게 만드는 인물. 농담을 조금만 보태면 관광객을 상대로 거의 삥을 뜯어 아바나를 먹여 살리는 인물. 바로 헤밍웨이다. 그래 맞다. 나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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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비행기 사고 관련

안녕하세요. 도미애입니다. 게으름과 느린 인터넷 환경 탓에 여행기는 비록 2일차에 멈춰있지만, 저의 여행은 10일을 지나고 있고, 현재는 쿠바 중부의 카마구에이라는 도시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쿠바의 인터넷 환경이 좋지 못해 (주로 지정된 장소에서만 유료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으나 그마저도 엄청나게 느림) 비행기 추락 사고 소식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오후 8시 30분에 예정되어 있던 공연장을 갔다가 비행기 사고로 인해 공연 취소라는 소식을 들었고 쿠바 친구로부터 아바나에서 비행기가 추락해 100명이 넘는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는 자세한 내용을 전해들었습니다. 쿠바 국내선의 경우 외국인에 비해 내국인의 가격이 매우 저렴해 내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있고 친구의 이야기도 탑승객 대부분이 쿠바인이라고 합니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안타까운 것은 마찬가지겠지만요. 항상 거리마다 음악이 넘쳐나는 이 곳이지만, 모든 공연과 음악을 멈추고 전국민이 애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안타깝게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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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3 비냘레스 투어

2018.5.11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고, 빨리 먹고, 더 늦게 숙소에 들어가고, 이렇게 시간을 아껴 여행하는 타입이라 대규모 일행과 함께 움직이는 패키지는 나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쿠바든 어디든 말이다. 그런데 두 번째 쿠바 여행에서 처음으로 당일치기 투어를 신청했다. 담배 재배지와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비냘레스가 그 목적지. 지금 뭔가 말이 앞뒤가 맞질 않지만, 대안이 없었다. 변명을 좀 해보자면, 우선 가로로 길게 뻗은 쿠바에서 아바나는 왼쪽 상단에 위치해 있다. 오른쪽에 더 많은 지역과 도시가 있기에 많은 여행객들은 그 방향으로 떠나고 나 역시도 그렇다. 시엔푸에고스, 트리니다드, 산티아고 데 쿠바 등등 이번 여행의 목적지도 전부 오른쪽에 몰려있다. 물론 비냘레스도 놓치기 아까운 곳임을 안다. 하지만 이건 선택과 집중의 문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비냘레스(정확히는 비냘레스가 속해있는 피나르 델 리오 주)는 세계 최고의 담배 재배지와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비냘레스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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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4 이제부터 진짜 쿠바(?)

쿠바의 파리 ‘시엔푸에고스’ 2018.5.12 아바나에서의 3일은 워밍업이었다. 이제부터가 진짜 쿠바의 시작. 보통 ‘쿠바’하면 떠올리는 것들이나 구글에 ‘쿠바’를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의 대부분은 ‘아바나’지만, 서울이 대한민국의 전부라고 말할 수 없듯이 아바나도 쿠바의 전부가 아니다. 물론 나는 아바나라는 도시를 아주 아끼지만, 아바나는 다른 도시들과 이질적인 면들이 많다. 뭔가 쿠바스럽지 못한 느낌. 전 세계 대도시들의 모습이 비슷하게 닮아가듯 아바나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아바나는 인구가 200만 명이 넘는다. 제2의 도시인 산티아고 데 쿠바의 인구가 40여만 명인 것을 생각할 때 이 도시는 지나치게 비대하고, 관광객들로 넘쳐나며 그들을 노리는 장사꾼, 호객꾼 또한 득실거린다. 4년 전 첫 여행에서 아바나, 트리니다드, 산타클라라를 방문했었는데 가장 좋았던 곳은 산타클라라였다. 아바나는 너무 붐비고, 주민보다 관광객이 더 많은 듯한 트리니다드도 마찬가지였다. 아바나 뒷골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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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본 영화들

쿠바까지 가서 무슨 영화냐 싶겠지만 ①비행기에서 잠을 거의 못자는 편이라 할 일이 없어서 ②쿠바에서 극장을 가는게 여행 미션 중 하나여서 ③쿠바 인터넷 환경이 개떡같아 영화 보는 것 말고는 노트북이 쓸모가 없어서 같은 궁색한 변명을 늘여놓으며 근 한달간 본 영화들 정리. 영화는 그냥 각 장소에서 본 순서대로. 1. 비행기에서 <범죄도시> 어떤 한 배우의 이미지를 이렇게 극대화시켜 처음부터 끝까지 밀어붙인 한국 영화가 또 있을까? 다시 봐도 여전히 매끄럽지 못하고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쾌감을 주는 영화다. 기회가 닿으면 또 다시 볼 것 같다. <브이아이피> 장동건은 (너무) 무게를 잡았고, 김명민은 (너무) 껄렁 댔으며, 박희순은 여기서도 (너무) 진지했다. 극단적인 면만 부각된 캐릭터들만 모아 놓으니 이렇게 다들 따로따로 논다. 그 중 가장 안타까웠던 배역은 혼자 서프라이즈를 찍고 있었던 CIA 요원. 이건 연기의 문제가 아니라 연출의 문제다. <블랙 팬서>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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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5 완벽한 집은 없다

쿠바의 까사 2018.5.13 내 집이 가장 편하고 좋지만, 더 좋은 거주지에 대한 욕망이란 누구나 있을 것이다. 4년 전 쿠바에 도착과 동시에 호텔에 2박을 투숙했던 것을 제외하면 내내 까사에서 지냈다. 솔직히 비행기 도착 시간이 오밤중만 아니었다면 아예 호텔을 선택지에서 제외했을지도 모른다. (※ 캐나다를 거쳐갈 경우 아바나 공항에 떨어지는 시간은 밤 11시다. 수속을 밟고 택시기사에게 길을 설명하고 어쩌고를 생각해볼 때 사실 호텔 말고는 대안이 없다. 아무리 내 돈 내고 묵는 까사지만 남의 집에 12시 넘어서 들이닥치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에) 지난번 여행에서는 트리니다드 1곳, 산타클라라 1곳, 아바나 2곳(비에하 1곳, 베다도 1곳) 등 총 4곳의 까사에서 지냈고, 이번 여행에서도 아바나 1곳, 시엔푸에고스 2곳 등 벌써 3곳의 까사에서 묵고 있는 중이다. 까사에는 모두 같은 표시가 붙어있다 쿠바의 까사(Casa Particular) 사설 민박으로 까사 고유의 표시가 붙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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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컴백홈

집으로 돌아왔다. 마지막 날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는데, 한 달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 아무튼 쿠바는 이제 내 인생에서 세번째로 오래 머무른 국가가 되었다. 쿠바는 앞으로 게으르게 쓸 것이고, 한국으로 돌아오며 일주일간 머무른 캐나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온 요즘 근황. 토론토행 티켓. 역시나 마지막에는 늘 아쉽다. 아마 한두달을 더 머물렀어도 그랬을 것이다. 더러움(이라기보단 더러워보임) 주의!! 민소매에 슬리퍼를 신고 다닌 덕에 부분부분만 새까매져서 옷을 벗어도 나시를 입은 듯, 신발을 벗어도 슬리퍼를 신은 듯하게 되어버렸다. 운동화만 신었음 그 옛날 추억의 박세리 양말투혼 느낌 났을 듯 그나저나 언제적 이야기를 하고있나요 아저씨 -_ - 와이파이가 다시 되자마자 내 새끼들 확인. 저기요? 얼굴 좀. 쳇! 얼마나 도도하신지 얼굴을 안보여줌. 캐나다는 에어비앤비에서 숙소를 미리 다 예약하고 건너갔다. 토론토, 빅토리아, 밴쿠버 각 2일씩. (캐리어들고 4층까지 계단을 올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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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6-1 꿈꾸던 쿠바 생활

한달 살기 적응 중 2018.5.14 시엔푸에고스에서의 일상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물론 여기에서 쉽게 보기 힘든 동양인 거기에 남자인 나를 보면 여기저기서 ‘치노?’라 물어보고, 자동차, 자전거, 마차 할 것 없이 온갖 택시 기사들이 ‘탁시’를 외쳐대는 상황에서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현지인처럼 보이진 않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현지인의 생활처럼 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루에 한 끼 정도는 괜찮은(관광객이 많이 찾는=비싼) 식당이나 펍에 가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현지인들이 식사하는 곳에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또 맥주를 마신다. 비싼 식당은 가만히 앉아있으면 잘 차려입은 웨이터가 메뉴판부터 음식, 계산까지 모두 해결해주지만 그건 쿠바가 아니고, 나 같은 사람에게는 한국에서조차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다. 물론 원하는 것을 제대로 시키지 못할 때도 있고, 때로는 내가 먼저 왔다는 말을 제대로 못해 새치기를 당하기도 한다. 얼마인지 잘 못 알아듣고 엉뚱한 돈을 내밀어(그래봐야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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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치 드렁크 러브>에 대한 짧은 생각 몇 가지

1. 강렬한 사랑 이야기인 <펀치 드렁크 러브>는 소재도 그렇고 러닝타임도 짧아 pta의 필모그라피에서 유독 튀고 약간은 소품처럼 보이기도 한다. 당시에도 그랬지만 최근의 작품까지 확대해보면 이질감은 더욱 커진다. 이런 <펀치 드렁크 러브>에 대해 조심스레 의미를 부여해보자면 이전 작품들에서 다수의 인원을 관찰하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데 장기를 보였던 pta가 주인공의 행동과 심리 변화를 드러내고 세밀하게 묘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아닐까. 2. 렌즈 플레어 효과가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처음에는 촬영과 편집의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배리와 레나의 감정이 한 단계씩 발전하는 장면에서 반복해서 나타난다. 이야기의 중요한 시점마다 의도적으로 심어놓은 이런 개구진 센스라니.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정말. 3. 누군가 pta의 영화를 두고, 그중에서 특히 <펀치 드렁크 러브>는 리듬감이 좋다고 평한 것을 본 기억이 있다. 동의한다.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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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영화관에서 <곡성>을 봤다

1. 쿠바에서 영화관 가기는 여행 목표 중 하나였다. 물론 쿠바니까 영화는 당연히 스페인어 음성이나 자막으로 상영한다. 그리고 나는 아주 기초적인 스페인어 밖에 모르기 때문에 자막이든 음성이든 영화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무모해 보일 수도 있는데 내겐 나름의 믿는 구석이 있었다. 4년 전 쿠바 여행 중 아바나의 영화관에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상영 정보를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어찌됐건 한국 영화도 상영한다는 것이고, 한 달 동안 한국 영화 한 편 못 만나겠나 싶은 막연한 자신감이었다. 2. 한국 영화를 기다리며 영화관에 매일 발도장을 찍던 중 산티아고 데 쿠바(Santiago de Cuba)의 영화관 CINE CUBA에서 <El Extraño>라는 영화를 봤다. ‘Extraño’는 ‘외지에서 온 사람’, ‘낯선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다. 영화관에서 제공하는 영화 정보(사진 속 텍스트 참고)를 자세히 읽어보니 <El Extraño>는 2016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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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과 <마약전쟁>

<독전>을 처음 본 후 받은 ‘낯섦’이라는 감정을 확인하고 싶어 원작인 <마약전쟁>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마약전쟁>을 보고 나니 지나친 몇몇 장면들이 궁금해져 <독전>을 다시 보게 되었다. 이틀 동안 <독전>, <마약전쟁> 그리고 다시 <독전>을 본 후 남기는 글. 마약전쟁(Drug War, 2013) <마약전쟁> 속 이야기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경찰과 마약집단의 목표는 분명하다. 마약집단은 경찰의 단속을 피해 이윤을 최대한으로 취하는 것, 경찰은 그들을 소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영화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것 외에는 어떤 사소한 에피소드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는 인물들이 겪는 감정 변화에 있어 더욱 두드러진다. 양쪽 집단의 목표나 사건 자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감정선은 배제되어 있다. 영화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이 목표를 향해 달려나간다. 과정은 심플하고,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마디로 말해 아주 단호한 영화다. 독전(Believer, 2018) 원작인 <마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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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6-2 쿠바에서 인형뽑기

쿠바의 패스트푸드점 <엘 라피도(El Rápido)> 2018.5.14 아주 작은 에피소드지만 유독 기억에 남던 일이라 소개하기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몇몇은 아마도 ‘라피도(Rapido)’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로 1994년 월드컵에는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 로고를 담당하기도 했던 브랜드로, 90년대만 해도 프로스펙스, 르까프 등과 더불어 꽤 유명한 국내 브랜드였다. 라피도(rápido)는 빠른, 민첩한 등의 의미를 가진 스페인어다. 뜬금없이 그 시절 추억의 라피도 이야기를 꺼낸 것은 쿠바의 라피도를 말해볼까 해서다. ‘엘 라피도(El Rápido)’는 편의점과 패스트푸드점을 섞어놓은 곳으로 쿠바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상점이다. 시내 중심가는 물론이고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쿠바는 도시마다 주유소가 한두 곳 정도밖에 없다), 공원, 주택가 등등 사람이 모이는 곳 어디든 ‘엘 라피도’가 있다. 엘 라피도의 냉동피자 빈대떡처럼 보이지만 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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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과 <마녀>의 레퍼런스: <몬스터> - 우라사와 나오키

우라사와 나오키의 <몬스터>. 연재 당시 <몬스터>의 악명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당시 일반적인 만화들은 보통 두어 달 정도면 단행본이 나왔는데(심지어는 <럭키짱>을 그린 김성모 작가는 2주에 한 권씩 내기도 했다) <몬스터>는 3~4달은 기본이고 6개월 이상씩 걸릴 때도 있었다. 그렇게 겨우 신권을 받아 읽다 보면, 몇 달 전에 읽었던 앞부분이 헤갈려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만 했다. 10권쯤부터 <몬스터>를 읽기 시작했고, 완결판이었던 18권이 나올 때까지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 매번 그랬다. 이야기의 뒷부분보다 앞부분이 더욱 선명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연재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읽은 <20세기 소년>에 더 애착을 가지고 있고, 이외에도 <마스터 키튼>, <해피>, <PLUTO> 등등 쏟아냈다고 할 만큼 우라사와 나오키의 수작이 많지만 그래도 최고는 <몬스터>다. 뜬금없이 완결된 지 15년도 더 지난 <몬스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최근 <독전>과 <마녀>를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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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 : 우리는 왜 쓰고 읽는가?

'소설'가 출신의 '영화'감독이 말하는 '시', 그리고 불가능해 보이기도 하고 크게 의미 부여를 하기 어려워 보이기도 한 어느 할머니의 시 쓰기를 140분간 지켜봤다. 거쳐온 것(소설)과 발을 딛고 있는 것(영화) 그리고 말하고 있는 것(시) 모두가 위기에 처한 시대. 게다가 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노인을 통해 이창동 감독은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65세 아니 66세라고 수줍게 말하는 미자(윤정희)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어울리는 나이다. 거기에 그녀는 알츠하이머를 앓으며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그녀는 '시 쓰기’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같은 시기 손자의 사건에 휘말려 갑작스레 폭력의 세계에 노출된다. 그동안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만 찾아왔던 그녀가 시 쓰기와 손자의 사건 이후 비극적인 삶의 진실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미자에게 다가온 선택의 순간. 하지만 정답은 없다. 어떤 선택이든 그녀 입장에선 쉽지 않고,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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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말 사양합니다

지난주부터 헬스장을 다닌다. 식스팩을 꺼내 보이겠다던지, 몸짱이 되겠다는 거창하고 불가능한 목표는 애초에 없었다. 혹시나 관절이라도 다칠까 조심스레 운동하는 중(=열심히 안 한다는 말)이다. 헌데 몸 좋은 사람들을 보고 나니 여름이니까 팔뚝만 집중적으로 키워볼까? 하는 얍삽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운동을 조금만 더 할까, 그냥 집에 갈까 고민하던 중 벤치 프레스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을 한 명 발견했다. 가만히 두면 깔릴 것 같아서 얼른 잡아줬다. 그러고 보니 이 사람 지난주에도 내가 똑같이 잡아줬던 그 사람이다. (A라 지칭하겠다) A는 고맙다며 음료수를 사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꺼냈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을 즐기지 않는 나는 거의 듣기만 했는데, 중간에 그가 이런 질문을 했다. “그런데 혹시 몇 살이세요?” 갑자기 나이를 왜 물어보는 것인지 기분이 나빴지만 내 나이를 밝혔고, A는 “그럼 년생?”하고 되물었다. 공손했던 말투가 순간 짧아졌다고 느낀 것은 기분 탓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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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영화가 고마운 순간

1. 지극히 주관적인 기준으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 1968)>에서 가장 인상적인 파트는 첫 번째 장 '인간의 새벽(The Dawn of Man)'이고 그중에서도 뼈다귀를 집어던지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동물들과 함께 뒤섞여 지내던 미개한 인류의 조상이 집단생활을 하고, 도구를 사용할 줄 알게 되는 것까지, 인류의 진화 과정을 단 한 줄의 대사나 자막도 없이 표현해냈다. 거기에 포효하며 집어던진 뼈다귀가 정점에서 내려오며 우주선으로 바뀌는 장면에서는 수십수백만년의 시간을 단 1~2초에 담아냈다. 그 과감함과 자신감은 언제 봐도 놀랍다. 2. 모두가 좋아하는 영화, 모두를 만족시키는 영화란 존재할 수 없다. 만에 하나 존재한다고 해도 그런 작품은 사실상 의미부여가 힘든 괴상한 영화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내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엄청나게 재밌고, 한 순간도 눈을 떼기 어려운 작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지루할 수도 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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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7-1 느린 업로드의 이유

쿠바의 인터넷 환경 2018.5.15 ※ 참고로 쿠바에 머무를 당시에 작성했던 글로 현재는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원래는 저녁에 일과를 마친 후 시원한 맥주 한 잔과 함께 가볍게 글을 쓰고, 그날 밤이나 다음날 아침에 업로드를 하려고 했다. 그래서 글 쓰는 용도 외에는 별 쓸모도 없는 노트북을 챙겨 들고 여기까지 왔는데(물론 영화도 본다), 결정적으로 놓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쿠바의 인터넷 환경. 뜯어보면 열악한 것 투성이인 쿠바지만(그리고 그것이 쿠바의 매력이지만) 여행객에게 가장 크게 와 닿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이다. 쿠바에서는 와이파이 환경이 제한적이다. 호텔이나 공원 등 일부 장소에서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고, 그마저도 에떽사(ETECSA)에서 나우따(Nauta) 카드를 구입해 ID/PW를 입력해야만 한다. (※ 나우따 카드는 1시간 용 / 5시간 용 두 가지를 판매하고 가격은 각각 1CUC / 5CUC이다) 인터넷 접속용 나우따(Nauta) 카드의 앞면과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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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여름, 냉면의 계절이 돌아왔다. 냉면은 원래 겨울 음식이고 또 언제 먹어도 맛있지만 아무렴 어때. ‘여름이니까’라고 핑계를 대면서 한 번 더 먹는 거지. 겨울엔 ‘겨울에 먹는 냉면이 진짜 냉면’이라며 먹으면 되는 거다. 냉면을 먹는데 제일 좋은 시간은 바로 지금이니까. 평양냉면을 좋아해서 붐이 일어나기 훨씬 전부터 먹어왔지만, ‘평양냉면 아니면 절대 안돼!’ 라는 평양냉면주의자는 아니다. 편식이 심하지만, 냉면에 한해서는 아무거나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다. 함흥냉면이건, 회냉면이건, 칡냉면이건, 고깃집에서 서비스로 주는 냉면이건, 분식집 냉면이건 뭐건 다 오케이다. 나의 아버지는 냉면을 아주 좋아하셨다. 내가 냉면을 좋아하는 것은 그 피를 물려받아서 그리고 어릴 적부터 많이 먹어서 일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평양냉면을 처음 먹은 것도 아버지 손에 이끌려서였다. 언제인가 동네에 북한음식전문점이 생겼다. 당시 방송에도 자주 나오던 탈북 연예인이 만든 곳으로 지역 방송에 광고도 나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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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

어릴 적 놀이공원에 놀러 간 나는 풍선을 사달라며 울고불고 떼를 썼다. 떼쓰는 건 내겐 주특기 같은 일이지만, 그날이 특별했던 것은 여간해선 떼를 써도 꿈쩍도 않는 엄마가 그날따라 어느 순간에 갑자기 알겠다며 풍선 장사 아저씨에게로 나를 데리고 갔던 것이다. 그 풍선이 얼마나 가지고 싶었었는지, 아니 그 풍선을 손에 넣게 된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이었던지 그 순간이 아직까지 강렬하게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자동차, 비행기 등등 여러 가지 풍선들이 있었지만 나는 오직 공룡 모양 풍선에만 관심이 있었다. 초록색 공룡 풍선을 손에 넣던 그 순간은 이상하리만큼 부드러웠던 풍선 아저씨 손의 감촉이 아직까지도 생생할 정도로 기쁜 순간이었지만 그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손목에 풍선을 묶어주겠다던 엄마 말을 듣지 않고 손에 풍선을 쥐고 있던 나는, 움켜쥔 손에 생긴 땀을 닦으려다 풍선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하늘 위로 날아올라가는 풍선을 바라보던 그때가 아마도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느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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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을 보고① – 두 개의 의문

이 글은 <버닝>을 본 후 생각한 것들이지만 어쩌면 영화 내용과도 크게 상관없을 수도 있는 개인적 의문 두 가지에 관한 글이다. 공교롭게도 두 가지 의문 모두 차기작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이창동의 다음 작품은 어떤 방향일까?(혹은 이창동은 왜?) 이창동의 작품에는 어김없이 절망과 고통에 빠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왜 고통을 다루는가’에 대한 물음에 이창동 감독은 ‘즐거움을 다루는 것보다 덜 불편해서’라고 밝혔을 만큼 고통은 그의 영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의식이다. 이창동의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개인이건 집단이건 가해자로부터 주인공에게 전해진 고통이 어디로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버닝>도 주제의식에서는 연장선상에 있지만, 이전 작품들과는 다르다. 무력감과 분노의 대상이 없는 현재 젊은 세대의 현실처럼 종수의 고통도 기원을 알 수 없다. 알 수 없는 대상을 마주하는 이야기. <버닝>이 시종일관 모호하고 미스터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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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언제인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교육시간 중 강사가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① 나의 어머니는 어떤 사람인가? ② 나는 어떤 사람인가?’ 진짜 대답이 필요했던 것인지 알 수 없으나 맨 앞자리에서 무척이나 대답하기 싫은 티를 내고 있는 나의 표정을 본 강사는 나를 지목해 다시 물었고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 엄마는 개미 같은 분이다. 그리고 나는 아주 조금 이상한 베짱이 같은 사람이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질문에 갑자기 튀어나온 대답인데, 왜 엄마를 ‘개미’라고 표현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도 누구보다 부지런하시고 열심히 살아온 엄마가 내게는 그렇게 기억되고 있는 것이겠지. 우리 세대 부모님이 대부분 그렇듯, 엄마도 본인보다는 자식이 항상 우선이었다. 아니 많은 부분에서 남들보다 더 헌신적이고 더 희생적인 분이었다. 그런 인생을 잘 알기에 나는 엄마에게 항상 미안함을 가지고 있다. 삐뚤어질 뻔한 순간들이 몇 번이나 있었지만 궤도를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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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7-2 랑고스타의 도시

2018.5.15 ‘트리니다드에서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이라고 묻는다면 0.1초 만에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바로 랑고스타를 먹는 것. 많은 사람들이 쿠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로 뽑는 트리니다드에서 무슨 헛소리인가 싶겠지만, 나는 사람 관찰은 좋아하지만 경치 구경에는 흥미가 없는 편이라 관광객들로 미어터지는 트리니다드는 사실 큰 감흥을 주지 못하는 도시 중 하나다. 트리니다드가 나에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것처럼 쿠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쿠바에서 가장 인상적인 도시가 아니란 말이다. 내게 트리니다드는 랑고스타의 도시다. 4년 전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트리니다드를 찾으며 가장 기대했던 것은 바로 랑고스타다. 오늘 트리니다드에 도착해 (까사에 짐을 풀고 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당연히 랑고스타를 먹으러 간 것이었다. 9.5CUC(9,500원) 랑고스타의 위엄 랑고스타가 워낙 유명하다 보니 트리니다드에 있는 거의 모든 레스토랑의 메뉴에는 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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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평이 사라져 가는 시대

- 평론의 위기 - 이창동 감독과 <버닝>에 대한 글을 쓰려다 방향이 틀어져 쓴 글임을 미리 밝혀둔다. 나는 대학교 때 영화 관련 교양수업 몇 개 들은 것과 관련 책을 몇 권 읽은 것 말고는 본격적으로 영화를 공부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영화 관련된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영화쟁이도 아니고, 영화를 엄청나게 많이 보는 편도 아니라 시네필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냥 나는 보통 사람보다는 영화를 조금 많이 보는 축에 속하는 그냥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두 가지를 미리 밝히는데, 첫째 영화쟁이들과 시네필들이 열광하는 것에 대해 공감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어 이 글을 쓴다는 점. 둘째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얼토당토않는 헛소리일 수도 있다는 점. 다른 예술 범주와는 차별되는 영화만의 방법론 또 영화만이 만들어내는 의미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런 의미 부여가 가능한 영화만이 좋은 영화, 훌륭한 영화라고 할 수는 없다. 영화 한 편이 만들어지려면 시나리오, 연기, 음악, 장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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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유감: 노회찬과 이재명

1. 우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노회찬 의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록 나는 정치인 노회찬의 열렬한 지지자는 아니지만, 노동자와 인권 그리고 민주화 일생을 바쳐 온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해 아주 예전부터 존경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겨우 5천만원에 이렇게 허망하게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줄이야. 속보가 나온 뒤로 내내 ‘노회찬’, ‘노회찬 사망’이 실검 1~2위를 차지하고 있고, 지상파는 물론 종편이나 보도 채널에서도 앞다퉈 그의 사망 뉴스를 다루고 있다. 살아있을 때 그에게 그리고 그의 목소리에 좀 주목해주지 그랬냐. 속상하다 정말. 2. 5천만원. 큰 액수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겨우’라고 표현한 것은 내가 갑부집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정치권에서 터진 비자금이나 뇌물 사건을 기억해보면 터무니없이 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슬프다. 그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선 여느 정치인들처럼 뻔뻔하지 못하고 부끄러움을 견딜 방법이 없어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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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총정리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을 위해 시리즈를 다시 정주행 했다. 톰 크루즈를 좋아하고 또 시리즈 자체도 좋아하기에 다시 볼 이유는 충분했다. <고스트 프로토콜> 때도 <로그네이션> 때도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20여 년 동안 변함없는 재미를 선사한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가벼운 복습 정도라고 생각하고 읽어주시길 바란다.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 1996) 1966년부터 1973년까지 그리고 다시 1988년부터 1990년까지 총 9개 시즌이 제작된 동명의 드라마가 원작. 드라마의 경우 팀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첩보물이었으나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 연출을 맡은 영화는 이단 헌트를 중심으로 한 스릴러적 성격이 짙어졌다. (드라마에서 따온 것이지만) 상대방의 얼굴을 복제한 가면, 자동으로 파괴되는 명령서 등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시그니처 시작이 바로 1편부터다. 물론 여기에는 이단 헌트가 매번 죽을 고생을 한다는 것과 U2의 아담 클레이튼과 래리 뮬런 주니어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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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2> 조금 다르게 보기

전작 <인크레더블>이 그랬던 것처럼 <인크레더블2> 역시 마찬가지로 익숙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아주 영리한 영화다. (물론 픽사의 영화는 대부분 그렇다) 하지만 이런 <인크레더블2>를 두고 뒤바뀐 남녀 역할에 대한 담론을 중심으로만 해석하거나 인크레더블 가족(특히 잭잭)만을 두고 영화의 재미를 찾는 것은 너무 뻔한, 모범생이 써낸 정답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준비했다. 모범생과는 거리가 아주 먼 도미애스러운 <인크레더블2> 조금 다르게 혹은 삐딱하게 접근하기. 1. 영화 시작 10분 만에 15년의 시간을 건너 뛰며 관객의 뒤통수를 때렸던 전작과 달리 <인크레더블2>는 14년 만에 돌아왔음에도 정확히 전작이 끝났던 그 시점부터 다시 시작한다. 아주 능청스럽게도 말이다. 관객의 입장에서 14년의 간격이 있는 1편과 2편에서 달라진 점을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시도지만, 영화 속에서 시간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달라진 점을 찾는 것보다는 구체화하고 심화시킨 것을 찾는 것이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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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팬이 본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나는 톰 크루즈와 미션 임파서블의 오래된 또 엄청난 팬이다. 원조 우리형 톰 크루즈는 내겐 No 1이 아닌 Only 1의 존재이며, 격하게 아끼는 스타워즈나 007보다도 더 기다리는 시리즈가 미션 임파서블이다. 22년간 6편이라는 역사가 쌓였지만, 사실 미션 임파서블은 진입장벽이 높은 시리즈는 아니다. 007처럼 50년, 24편이나 되는 긴 시리즈도 아니고, 스타워즈처럼 세계관이 방대하지도 않다. 폴아웃에 이르러 처음으로 속편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이 탄생했을 정도로 시리즈 내 각각의 에피소드는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형태로 느슨하게 이어져있다. 이는 톰 크루즈 영화의 특징이기도 한데, 그의 필모그래피는 ‘잭 리처’와 내년 개봉 예정인 ‘탑 건’ 정도를 제외하면 시리즈는 미션 임파서블이 거의 유일하다. (2000년대 이후) 액션과 SF 위주의 블록버스터에 편중된 작품들을 선보이며, 매번 비슷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속편이 없다는 것은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톰 크루즈만 있으면 작품의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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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일 없는 일주일

13일 집 앞에 왕복 8차선의 넓은 도로가 있는데, U턴이 안 되는 곳이라 P턴이나 L턴을 해야만 한다. 턴 후 마지막 코너는 비보호 좌회전 구간인데, 넓은 도로를 가로질러 직진하는 차들이 워낙 쌩쌩 달리는 탓에 좌회전을 하며 늘 불안한 마음이 든다. 몇 년간 그 길을 다니면서 ‘이러다 사고 한번 나지’ 이런 생각을 하곤 했는데, 그게 나한테 일어날 줄이야. 좌회전 후 바로 횡단보도가 있어 보행자들이 다 건널 때까지 기다리던 중에 갑자기 뒤에서 꽝.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내린 운전자는 ‘옆을 보느라 앞을 제대로 못 봤다’고 말했다. 차의 뒷유리에는 ‘슈퍼 초보’라는 문구가 붙어있었다. 14~15일 차는 범퍼 정도만 교체하면 될 것 같아 수리하는데 하루 이틀이면 되겠지 싶어 서비스 센터는 광복절 이후에 찾기로 했다. 14일에는 본인 휴가를 기념해 낮술을 마시자는 친구와 동네에서 만났고, 15일에는 또 다른 친구와 강남에서 만났다. 14일에 만났던 친구는 돌아가며 지하철을 잘못 내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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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와 함께한 6년

일리를 처음 만난 것은 2013년 11월의 어느 날. 나는 가정분양 받은 일리를 집으로 데려오며 조수석의 작은 케이지 속에서 내내 우는 것을 어쩌지 못해 진땀을 뺏었다. 초보 집사라 모든 것이 서툴렀고 어설펐다. 그렇게 가족이 된 우리. 집에 온 지 일주일만에 응급실을 찾고 또 입원했던 일리는 그 후에도 다리, 눈, 피부 문제로 수술과 입원, 통원 진료를 위해 병원을 들락거렸다. 주변 유명하다는 동물병원은 안 가본 곳이 없지만 원인 모를 병은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6년 동안 일리는 항생제, 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처럼 이름만 들어도 끔찍한 약들을 하루에 거의 한알씩, 많은 날은 두세알씩 꼭 먹어야만 했다. 일리는 자신이 살아온 날의 숫자보다 더 많은 주사와 약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아깽일때부터 너무 자주 또 많이 아팠던 불쌍한 일리. 그렇지만 지금까지 잘 버텨준 고마운 일리. 5월 2일. 일리가 세상을 떠났다. 일리가 의식을 잃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나는 입원실에서 잘 먹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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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곡] 박효신 - 야생화 (2014)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의 세번째 ‘박효신’. 제일 자신 없는 차례가 찾아왔다. 실은 ‘김나박이’ 4명 중 박효신 노래를 가장 많이 듣지 않았는데, 변명을 해보자면 ‘박효신을 좋아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김범수, 나얼 (특히) 이수를 너무 좋아해서’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장르를 크게 가리지 않고 잘 듣는 편이지만 그래도 조금 덜 듣는 것이 있다면 R&B 일명 소몰이창법 스타일의 곡들을 선호하지 않는데 그런 이유도 있고. 아무튼. ‘야생화’는 워낙 유명한 곡이기도 하지만, 내겐 박효신에게 입덕하게 된 첫번째 이유 같은 곡이다. 드라마틱하게 바뀐 창법 덕분에 약간의 거부감이 사라졌다. 이런 노래를 이런 목소리로 이렇게 부르는데 누가 싫어할 수 있을까. 야생화 작곡: 박효신, 정재일 작사: 박효신, 김지향 편곡: 정재일 하얗게 피어난 얼음꽃 하나가 달가운 바람에 얼굴을 내밀어 아무 말 못했던 이름도 몰랐던 지나간 날들에 눈물이 흘러 차가운 바람에 숨어 있다 한줄기 햇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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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곡] 엠씨더맥스 - One Love (2002)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의 네번째 ‘이수’. ‘김나박이’ 넷 중 노래를 플레이해 본 빈도수(=개인적인 선호도)는 ‘이수>>>김범수>나얼>박효신’ 순이 될 것 같다. 뭐 이런 것과 상관없이 넷 다 좋아하지만 아무튼. 나의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문차일드 데뷔부터 엠씨더맥스까지, CD플레이어부터 MP3 그리고 스트리밍까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를 지배했던 목소리가 바로 이수의 보컬이었다. 한때 일생의 소원이 엠씨더맥스 노래 한 곡 완창하는 것이었을 정도니(하지만 이번생은 실패). 나의 오랜 친구들도 고음을 잘해서 이수를 좋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가 이수를 좋아하는 것은 음색 때문이다. 고음을 잘 부르는 가수는 많지만 이수의 음색을 따라올 수 있는 가수는 많지 않다. (팬 맞네 주절주절 말이 많아지네) 오랜시간 동안 정말 많이 들었고 좋아하는 곡도 많다보니 한곡을 선정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 전통적으로 유명한 곡을 할까, 요즘 나온 곡으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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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곡]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1995)

로큰롤, 브릿팝, 얼터너티브 록을 선호하는 사람치고 오아시스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없겠지만, 내게 오아시스는 좀 재미가 없는 밴드랄까 밋밋한 느낌이 있었다. 노래는 늘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만 뭔가 새롭다거나 충격적인 한 방이 없는 느낌에 마치 비틀스와 롤링스톤스의 곡처럼 들어본 것 같은 음악. 그런 이유로 동시대의 라디오헤드나 후에 등장한 콜드 플레이를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 물론 상대적인 빈도수다.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것처럼 밑밥을 깔아놓고 왜 오아시스를 소환했느냐. 블로그의 한 이웃이 요즘 같은 출근길에는 ‘Don't Look Back in Anger’를 듣는다는 글을 보고 오늘은 너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오아시스가 어떤 밴드인지 잘 몰라도 이 노래는 알아야 한다. 리암의 팬이라면 ‘Live Forever’를 더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오아시스 하면 무조건 ‘Don't Look Back in Anger’이다. 나는 딱히 노엘의 팬도 아니지만 그냥 그렇다. 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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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곡] The Police - Every Breath You Take (1983)

하루한곡을 시작할 때 친구에게 받았던 오더(?)ㅋㅋㅋ 안 좋아해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이 노래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주인공은 바로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포스 넘치지만, 젊은 시절 스팅의 목소리는 정말 소름 끼치도록 좋다. 괴팍한 내용의 가사임에도 스팅의 목소리가 입혀져 세상 달달하게 들리는 곡. 90년대 말~00년대 초에 약간 서정적이고 애틋한 장면에서는 어김없이 나왔던 퍼프 대디의 ‘I'll Be Missing You’가 ‘Every Breath You Take’를 샘플링했다. 스팅의 허락을 받지 않은 무단 샘플링이라 협상 끝에 저작권을 스팅 소유로 하는 것으로 발매할 수 있었다고 한다. Every Breath You Take Songwriter: Sting Every breath you take and every move you make Every bond you break, every step you t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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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곡] 브라운 아이드 소울 - My Story (2007)

[하루한곡]의 코너 속 코너 <김나박이> 시즌2의 두번째 ‘나얼’. 어마어마하게 좋아한다는 말 외에는 딱히 덧붙일 말도 또 덧붙이고 싶은 말도 없는 곡 ‘My Story’.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정규 2집 <The Wind, The Sea, The Rain>의 타이틀곡이다. 워낙 좋은 곡이 많은 브아솔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멤버들의 화음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해서 좋아하는 곡이다.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음악이라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그런 음악은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것이 평소 지론인데, ‘My Story’라면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곡이 아닐까. My Story 작곡: 브라운 아이드 소울 작사: 윤사라 편곡: 강화성 바람을 볼 순 없지만 분명히 느낄 수 있어 어디로 향하는지 마음을 볼 순 없지만 누구나 알 수가 있어 무엇을 원하는지 사랑할 때마다 상처가 늘어서 두려움에 벽은 높아만 가고 그 안에 숨어서 그대가 나를 불러도 한참을 그렇게 망설이고 있었지만 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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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한곡] Gallant - TOOGOODTOBETRUE (feat. Sufjan Stevens & Rebecca Sugar) (2018)

몇 년 전에 친구가 ‘아주 크게 될 가수’라며 알려줬던 갈란트. 내 친구의 의견이 아닌 엘튼 존의 워딩이었고 이미 꽤 알려진 가수였던 터라 ‘(영혼없이)좋네~’ 하면서 그냥저냥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얼마 전 블로그 이웃분 중 한 분이 ‘TOOGOODTOBETRUE’를 추천해 주셔서 야금야금 듣고 있는 중. 요즘 밤늦게 그리고 새벽에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은데, 그 시작을 함께하는 곡으로 주로 듣는다. 물론 듣다 보면 마지막엔 대부분 시끄러운 음악으로 끝나지만 시작은 차분하게. 이건 내 인생의 모토이기도 하다. 나중에 엉망진창이 될지도 모르지만 아니 늘 그래왔지만 그래도 시작은 항상 차분하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신중하게. 아무튼 공허한 시간을 채워주는 울림 그리고 특유의 팔세토 창법이 잘 어울리는 곡. 새벽 시간도 좋지만 쓸쓸한 계절에 들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늦가을이 벌써 기다려지는 이유. TOOGOODTOBETRUE Songwriters: Gallant, Sufjan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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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를 보고

‘잘 만든’ 그리고 ‘관객이 좋아하는’ 영화를 위한 수많은 법칙과 공식이 존재한다. 영화가 탄생할 당시 최신 과학기술이 집약된 매체였지만, 100여 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 영화는 더 이상 최첨단의 매체가 아니며, 많은 부분에서 고착화된 자유도가 극히 낮은 매체가 되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새로운 시도라는 것은 늘 관심거리다. 개봉을 앞둔 수많은 영화들이 새로운 시도를 표방하며 다른 작품들과의 차별점을 주장하지만 대부분 경우 부풀려진 포장이나 과도한 홍보 등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뉴미디어를 활용해 새로운 형식과 스타일로 풀어낸 <서치>는 충분히 새로운 시도라 할만하다. 영화의 대부분은 카메라 앵글 속 장면이 아닌 노트북의 웹캠, 스마트폰의 영상통화, CCTV, 유튜브와 뉴스 속 영상 등의 장면으로 대체된다. 영화 초반 이질적인 촬영기법과 장면전환은 어색하기도 혹은 불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내 익숙해지고 난 후에는 영화를 보는 새로운 즐거움이 된다. <서치>가 관객에게 높은 몰입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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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왕(四柱王)

1. 처음 사주를 봤던 것은 20살의 이른 겨울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런 것 따위 믿지 않지만(매사 의심이 많아서 그렇다) 사주를 보러 간다는 친구들을 만나 구경 삼아 (친구 말에 따르면) 꽤 유명하다고 알려진 철학관을 갔었다. 사실 구경은 1명이면 충분했고, 본인 것도 관심이 없는 내가 남들 사주에 큰 흥미가 있을 리 만무했으므로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나는 얼른 술이나 마시러 가자고 친구들을 채근했다. 친구들이 각각 계산을 하는데 철학관 아저씨가 3명이나 봤으니 나는 덤으로 싸게 해주겠다며 한번 앉아보라고 말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전 관심없어요’라 말하는 내게 아저씨는 그럼 무료로 봐주겠다고 했고, 아저씨와 친구들 손에 이끌려 반강제로 생애 처음으로 사주라는 것을 보게 되었다. 친구들과 다르게 내겐 너무 좋은 얘기만 해서 ‘이 아저씨가 공짜라더니 대충 말하는구나’하고 건성건성 들었다. 그래서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또렷하게 기억나는 한 가지는 아저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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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에서 한달살기] Day8-1 관광객의 성지 트리니다드

2018.5.16 쿠바를 다녀온 이에게 가장 좋았던 도시를 물어보면 많은 이들이 트리니다드를 뽑는다. 4년 전 쿠바에서 만났던 여행객들, 흔치 않지만 한국에서 본 경험자들 그리고 이번에 대화하게 된 몇몇 외국인 여행객들도 트리니다드를 가장 먼저 또 많이 언급했다. 198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트리니다드는 쿠바 여행의 필수코스로 여겨지는 곳이기도 하다. 4년 전 첫 방문 당시 트리니다드는 아주 멋진 곳이었다. 가로세로 거리가 교차되며 블록 형태를 갖춘 다른 도시들과는 달리 트리니다드는 중앙 광장(Plaza Mayor)로부터 방사형으로 불규칙하게 도심이 만들어져 있고, 울퉁불퉁한 돌길과 각양각색의 건물들이 어우러져 어느 방향으로 시선을 돌려도 눈이 즐거웠다. 거기에 돌길을 지나다니는 말발굽 소리와 어디에서나 흘러나오는 음악까지 아주 인상적인 도시였다. 2014년의 트리니다드. 도시 어느 곳에서나 거리의 악사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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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예의

- 멀티플렉스와 IP TV의 행패 Btv로 <시카리오: 데이 오브 솔다도>를 시청했다. 전작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의 엄청난 팬인지라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지만 영화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꽤 좋았다. 3번을 연속으로 봤으니. Btv의 당황스러운 짓만 없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네 미래 얘길 해보자”는 베니시오 델 토로의 대사와 함께 문이 닫히고 영화는 막을 내린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망할 Btv는 타이틀과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기도 전에 이어서 볼만한 콘텐츠라는 광고가 붙어있고, 추천/비추천 손가락 버튼이 달린 평가 화면으로 넘겨버렸다. 이게 뭐 하는 짓이지? 사실 불만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로딩을 이유로 콘텐츠 시작 전 붙이는 광고. 그래 무료는 이해한다. 공짜니까. 헌데 돈을 지불하는 콘텐츠에도 광고를 마음대로 붙여놓는 것은 뭐라 설명해야 하는 것인지. TV 채널처럼 다른 곳으로 돌릴 수도 없이 강제로 광고 시청을 할 때마다 짜증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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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자들의 땅> 비추천의 글

넷플릭스를 둘러보다 인상적인 예고편을 발견했다. 쩍쩍 갈라진 땅을 가로지르는 스케이트보드, 어떤 여자가 누워서 보드를 밀고 있는데 그녀에겐 팔 다리가 한 쪽 밖에 없다. 이어서 갑빠를 뽐내며 눈알이 빠져라 역기를 들어 올리는 아재들이 등장하더니 모닥불과 레이저 빔, 황량한 사막과 별이 쏟아지는 하늘, 음악 페스티벌, 칼과 총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도대체 뭐지 이거? 문제적 예고편의 주인공은 넷플릭스 영화인 <The Bad Batch>, 한국어 제목은 <버려진 자들의 땅>이라는 작품이다. 이유 없이 예고편에 꽂혔던 나는 바로 시청하기 시작했고 뭐지? 왜 이러지?를 반복하다 이내 포기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유는 엉망진창, 제멋대로였던 예고편은 정말 예고에 불과했기 때문. 고어, SF, 음악, 웨스턴, 스릴러, 갱스터, 드라마, 로맨스가 한데 뒤섞인 장르와 생존과 자아찾기 그리고 가족애와 사랑으로 이어지는 내용까지. 이 영화를 보면서 즐거워하는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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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을 추억하며① - <故 김주혁 추모 영화제>

언젠가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을 본 후 이런 글(https://blog.naver.com/fulfpiction/221247490206)을 남겼었다. “영수의 젠틀함과 귀여움이 크게 낯설지 않은 것은 우리가 그에게서 김주혁이라는 배우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어느 작품에서건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튀지 않고, 화려함은 다른 배우에게 양보할 줄 알았던 배우. 그러면서도 쉬지 않고 연기했던 배우. 천상 배우.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에서도 김주혁은 여전하고, 배우를 꼭 닮은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생전에는 그냥 썩 괜찮은 배우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새삼스럽게 알게 됐다. 내가 생각보다 그를 많이 좋아했던 것을. 화려함을 쫓는 스타가 아닌 담백하게 카메라 앞에 서고 묵묵하게 노력했던 연기자 김주혁.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 것은 처음 뉴스를 들었을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조금만 기다리면 신작으로 만날 것 같고, 1박 2일에서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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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을 추억하며② – 인상적인 캐릭터 Best5

김주혁은 홍반장이나 방자전처럼 타이틀롤을 맡아 극을 끌어가는 능력도 좋은 연기자였지만, 그의 진짜 진가는 상대 배우를 서포트 해주는 역할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아니라 상대 배우와 함께, 작품 전체가 빛나는 미덕을 알았던 배우. 김주혁의 필모그래피에서 캐릭터가 좋았던 작품 5편을 꼽아봤다. 따로 순위를 적어두진 않았지만 개인적인 Top5나 Best5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2016) - 김영수 홍상수 영화 속 남자들이 그렇듯이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의 영수도 찌질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는 결코 추하거나 저열하지 않다. “당신이 너무 좋아서 당신을 믿을 것”이라는 결론은 그 주인공이 영수이기에 또 김주혁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젠틀한 순애보와 귀여운 처량함을 가진 영수를 보는 내내 김주혁을 생각했다. <청연>(2005) – 한지혁 첫 만남에서 술집(비너스)에 자주 가냐는 박경원의 물음에 한지혁은 ‘우울할 때마다’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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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를 보고

많은 이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한 편의 영화로서의 가치를 따져볼 때 <보헤미안 랩소디>는 크게 뛰어난 작품은 아니다. 밴드 퀸보다는 프레디 머큐리 개인에게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 구조와 퀸의 역사나 스토리가 아닌 퀸의 음악에 영화의 중심이 치우친 점은 ‘모두의 심장을 훔친 그들의 음악보다 더 위대한 그들의 이야기’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머쓱할 정도다. 중간중간 빛나는 장면들이 더러 있지만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하지만 아무렴 어떤가 퀸인데. 프레디 머큐리, 브라이언 메이, 로저 테일러, 존 디콘의 퀸을 스크린에 소환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하면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영화적인 완성도 따위는 1도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다. 빈약한 스토리와 개연성 대신 꽉 채운 퀸의 음악에 열광하는 관객들의 압도적인 평가와 흥행 스코어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어쩌면 나는 <보헤미안 랩소디>에 대해 뭐라고 쓸 자격이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한때 퀸에 아주 깊이 빠져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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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왕 : 작품을 뛰어넘는 송강호의 연기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스포츠의 유명한 격언처럼 영화에도 작품보다 위대한 배우는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이따금씩 오롯이 개인의 능력으로 팀에 승리를 안겨주는 선수처럼 작품의 전체적인 수준을 끌어올리거나 작품 이상의 열연을 펼치는 배우들이 있다. <마약왕>을 봤다.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영화의 거의 모든 요소에 대해 불만족스럽지만, 송강호의 연기만큼은 어떤 작은 부분도 지적할 수 없다. 물론 송강호는 언제나 어느 작품에서나 기대를 뛰어넘는 연기를 보여주지만 <마약왕> 속 송강호의 연기는 관객의 기대는 물론 지금까지 그가 보여준 연기 그 이상이다. <마약왕>을 봐야 하는 단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송강호의 연기’이고 <마약왕>이 인구에 회자된다면 그 이유 역시 ‘송강호의 연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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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얼굴창조전

지금까지 한국영화의 비약적인 성장은 단지 감독의 좋은 역량과 배우의 열연을 통해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군분투한 스텝들의 노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많은 스텝 중에서도 난 특히 감독의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미술, 소품, 의상, 분장 영역을 주목하고 싶다. 부족한 제작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심지어는 연출이 개판이거나 연기가 엉망인 경우에도 늘 인상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왔다. 그렇기에 한국영화의 성장, 한 단계 발전 등을 논할 때 빼먹지 말고 꼭 언급해야만 하는 영역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주 의미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소개할 겸, 다녀왔다고 인증할 겸 글을 남긴다. 전시는 바로 <영화의 얼굴창조전>. <광해>, <사도> 등의 작품에서 분장을 담당한 조태희 분장 감독이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영화 속 분장 소품 전시회를 열었다. 아주 의미있고 알찬 콘텐츠임에도 관람객이 그리 많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자진 홍보에 나섰다. 사람이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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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의 인상적인 행보

요즘 눈여겨보고 있는 배우 주지훈. 키 크고 잘생긴 데다 천만 타이틀까지 얻은 대세 중 대세 배우를 두고 주목한다는 표현이 웃기긴 하지만. 아무튼 내게 중요한 이유는 다른 요소에 대한 고려 없이 출연만으로 작품을 선택할 수 있는 배우 중 한 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기준으로 최근 본 작품이 <암수살인>과 <킹덤> 되겠다. 사실 주지훈에 대해서는 딱히 호불호가 없었다. 아니 그것보단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를 주목하게 된 시점은 김성수와 정우성이라는 나로선 거부하기 힘든 이유 때문에 무조건 봐야 했던 <아수라>부터다. 정우성 외에도 날고기는 배우들의 쎈 연기 중에서도 나는 주지훈의 연기가 가장 좋았다. 작년 여름 <신과함께>와 <공작>을 연이어 본 후 <암수살인>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던 것은 주지훈의 연기가 궁금해서였다. 경상도 출신인 내가 듣기에 그리고 네이티브인 김윤석에 비해 주지훈의 사투리는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사투리는 그저 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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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게 다 멋있는: 라디오를 들으며

2월의 어느 날 6시쯤 운전석에 앉은 나는 라디오를 켜고 여느 때처럼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들었다. 특별히 애정하는 시그널 송과 오프닝 멘트를 놓친 이유도 있겠지만 그날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청취자의 노래 신청 때문이다. (그렇다. 내가 배캠을 듣는 이유의 절반 이상은 오프닝 멘트 때문이다. 내게 배캠을 듣는다는 것은 5시 59분부터 채널을 맞춰놓고 기다리고 있다 시그널 송과 오프닝 멘트를 듣는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비틀스 노래를 신청한 청취자를 소개하며 배철수 아저씨는 “야 이거 반칙인데”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한 청취자가 무려 3곡이나 신청한 것. 사연의 내용은 “‘Golden Slumbers’, ‘Carry That Weight’, ‘The End’ 3곡 연속으로 부탁해요” 였다. 청취자의 패기도 좋지만 더 멋진 것은 배철수 아저씨의 반응이었다. “사실 연속으로 들어야 돼요”라고 대답하며 청취자의 요청대로 진짜 3곡을 연속으로 틀어준 것이다. ‘Golden 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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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영화의 기회인가? 위협인가?

넷플릭스에 빠져 지낸다는 건 특별할게 없는 일이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를 접할 때마다 아주 빈번하게 놀란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다. 나를 넷플릭스로 인도한 <하우스 오브 카드>부터 그 유명한 <버드 박스> 그리고 <버려진 자들의 땅>, <킹덤>, <폴라>, <카우보이의 노래> 등등. 당장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영화들과 즐겨보는 다큐멘터리류까지 더하면 ‘넷플릭스의 노예’ 혹은 ‘넷플릭스 신봉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여기에 한 편을 더 추가하려고 한다. 바로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 <블랙 미러: 밴더스내치>는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줄거리와 결말이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다. 흥미로운 시도인데다 줄거리 자체도 나쁘지 않은 이야기라 꽤 재밌게 즐겼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끊임없이 선택을 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그 시절 인생극장처럼 한두번쯤 결정적일 때 선택의 순간이 올 것이라 예상했었는데, 수분 단위로 계속해서 선택을 해야 한다. 극 초반에는 아침에 먹을 시리얼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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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가족>을 보고

- 쓰다 보니 <극한직업>, <열혈사제>, 이하늬, 김남길 이따금씩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영화가 있다. 이런 영화를 보면 ‘이거 뭐지? 도대체 왜 좋은 거지?’ 하게 되지만 늘 답은 하나다. 내 취향이 그렇다는 것. 최근에 본 <기묘한 가족>이 그랬다. 영화관에서 본건 아니고 집에서 봤는데 영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소리를 질러대며 웃었던 탓에 영화관을 찾지 않은 것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재밌게 봤다. 그냥 웃기만 했다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더러 보이는 어설픔처럼 부족한 부분까지도 모두 사랑스럽게 보일 정도로 즐겁게 봤다는 말. <기묘한 가족>을 보게 된 테크트리가 좀 웃긴데. 시작은 <극한직업>부터.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봤다는 <극한직업>을 상영 종료 직전에서야 봤다. 관객이 몇 없어 조용한 영화관에서 혼자 박장대소하면서 영화를 보고 난 후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친구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극한직업 재밌더라. 욕한 거 사과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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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약한 남자

일전에 친구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화장실에서 언제 손을 씻는 것이 합리적인가’라는 말도 안 되는 토론이 벌어졌다. 처음에는 화장실을 함께 다녀온 두 명이 설왕설래를 시작했는데 이내 그 자리에 있던 거의 모두가 참여할 정도로 판이 커졌다. 이렇게 쓸데없는 것에 순식간에 불이 붙다니 (마치 자기는 아니라는 듯이) 남자들이란. 볼일을 본 후 손을 씻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다수는 매너의 문제라고 했고, 반대로 주장한 소수는 위생의 차원이라 했다. 기예르모 델 토르에게 아카데미를 안겨준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에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장면이 나온다. 스트릭랜드(마이클 섀넌)는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기 전과 후에 손을 씻는 순서로 남자를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참고로 그는 손을 먼저 씻고 볼일을 본다. 영화 속에서 더 자세한 설명은 없기에 뇌피셜로 짐작해보자면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 같은 직업과 계층을 추측하는 수단으로 그런 발언을 한 것이 아닐까 한다. 술자리 이야기로 돌아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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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낮의 세계: 퇴사 후의 생활

퇴사한지 벌써 1년이 되었다. 회사생활을 그리 못했던 것은 아닌지 가끔씩 안부를 물어오는 전 동료들, 은둔에 가까운 생활을 하는 중에도 연락을 주는 지인들이 있다. 그걸 고마워하면서도 현재 내 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마땅한 문장을 찾지 못해 ‘그냥 논다’ 정도로 불친절하게 대답해왔는데 최근 꽤 괜찮은 표현을 찾았다. “평일 낮의 세상을 살고 있다.”는 것.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시간을 활용하는 평일 저녁과 어딜 가든 무얼 하든 붐비는 주말을 피해서 평일 낮의 시간을 활용하며 살고 있다. 사실 회사를 다닐 때도 남들은 징검다리 휴일이나 연휴에 연차를 붙여 쓸 때 나는 그냥 아무것도 없는 날에 휴가를 쓰는 것을 좋아했다. 특별히 할 일은 없지만 평소처럼 일어나 커피숍 창가에 앉아 남들 출근하는 것을 구경하고 한가한 영화관이나 전시를 찾거나 혹은 매우 빈번하게 낮술을 마시거나. 그렇다고 해도 일 년에 몇 번일 뿐이고. 그동안 내게 평일 낮의 세계는 회사가 거의 전부였다. 유일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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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티카의 추억

중학교 때 자주 어울리던 친구 두 명은 노티카 점퍼를 입고 다녔다. 나도 갖고 싶었던 노티카. 덤덤한 척 기억을 끄집어 내고 있지만, 그때 친구들이 입었던 점퍼 색깔이 아직까지도 선명할 정도니 정말 갖고 싶었나 보다. 먼저 점퍼를 입고 나타났던 친구의 것은 완전 노란색에 칼라 부분만 남색, 뒤따라 (부모님을 엄청나게 졸라) 점퍼를 구입했던 친구의 것은 초록색 바탕에 빨간색으로 굵은 스트라이프 라인이 그려져 있었다. 가끔 서로 옷을 바꿔 입기도 하던 둘은 내게 빌려주겠다고도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남의 옷을 입는 것이나 내 옷을 다른 사람이 입는 것 둘 다 좋아하지 않는 나는 거절했다. 학창시절 그런 아이템들이 더러 있었다. 교복 자켓 안에 또 다른 교복처럼 입고 다니던 나이키 후드티, 연예인들이 TV에 자주 입고 나왔던 배드 보이, 스포트 리플레이 같은 브랜드 등등. 매번 모든 것을 다 가질 수 없었기에 종종 하위(?) 브랜드에서, 가끔은 보세에서, 그리고 때로는 짝퉁을 사서 입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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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 품격: 샌안토니오 스퍼스 그렉 포포비치 감독

샌안토니오가 홈에서 덴버를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3패를 만들었다. 하루 휴식 후 덴버의 홈에서 치러지는 최종전 결과에 따라 2라운드 진출과 탈락이 결정된다. 선수단의 활약도 좋았지만 샌안토니오 스퍼스(일명 산왕)의 1옵션이라 불리는 그렉 포포비치(일명 폽 할배) 감독의 위엄을 새삼 확인한 경기. 선수단 운용이며 작전타임 타이밍까지 NBA2K 게임하듯이 술술 풀어나갔다. 이게 산왕이고 NBA지! 오늘 경기를 보면서 갑자기 걱정이 하나 생겼다. 폽 할배가 은퇴하고 나면 이런 경기를 어떻게 기억하지? 뭐 이런거? 마이클 조던이 우승하던 모습, 코비 브라이언트가 81점을 때려 박던 경기, 코비와 르브론이 통산 득점 순위에서 차례로 MJ를 넘는 순간 등등 내 기억에 남아있는 NBA의 강렬한 순간들은 라이브로 시청한 것도 일부 있지만 주로 후에 동영상으로 따로 찾아본 것들이다. 전설들의 위대함을 알고 싶다면 기록을 보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플레이 영상을 직접 보는 것이다. 유튜브에 선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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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은 절대로 하지마세요

어렸을 적부터 엄마한테 귀가 따갑도록 들은 말 중에 하나가 “나중에 주식은 절대로 하지마라”였다. 첨에는 주변에 주식으로 패가망신한 사람이 있나? 했었는데 그건 아닌 것 같고. 마이너스를 엄청나게 두려워하는 극단적인 보수 성향인 엄마가 주식에 관한 괴담을 듣고 그대로 믿은 것이라 추측할 뿐이다. 평생 그 흔한 부동산 투자도 한 번 없이 적금, 예금만 열심히 해온 엄마의 재테크는 성실하고 정직했지만 나는 조금은 바보같고 미련한 것이라 생각했다. 어릴 때부터 청개구리였던 나는 엄마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소득이 생기자마자 주식을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버는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한번도 간섭 하지 않은 엄마가 입버릇처럼 해 온 잔소리 딱 하나는 “주식 그거 당장 때려치우고 저축이나 해라”다. 몇 년간 주식 투자를 해왔다. 포트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부담없이 움직인 덕분에 꽤 높은 수익률을 거둔 적도 있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음에도 시장 평균보다 수익률이 낮았던 적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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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초보의 <어벤져스: 엔드게임>

사실 나는 히어로 무비에 크게 관심이 없고 굳이 따지자면 마블보다는 DC(콕 집어 말하면 슈퍼맨)를 좋아한다. 그럼에도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거의 <다크 나이트>급’이라는 친구의 평가 때문이었다. 마블 시리즈를 단 한편도 보지 않았기에 급하게 <어벤져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2>, <어벤져스: 인피니트 워>를 보고(넷플릭스 만세!) 극장으로 향했다. 짧은 감상평부터 말하자면 ‘아무리 팬이어도 다크 나이트에 비비는 건 좀 오버 아닌가?’이지만, 흥미로운 점이 꽤 많았고 사람들이 왜 마블 시리즈에 열광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동의와는 별개로 헌사와 극찬도 이해한다. 하긴 10년간 21편의 영화를 거쳐온 이와 겨우 3일 동안 6~7편을 몰아본 내가 비슷한 크기의 감정을 느낀다면 그것도 불공평한 것이겠지. 어벤져스 뉴비의 짧은 감상평 몇 가지 1. 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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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에게 영화란?

매번 신작마다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보는 것을 즐긴다. 워낙 달변가라 영화만큼이나 인터뷰도 재밌다. 이번 영화 <기생충>도 마찬가지인데 어느 인터뷰에서 마음에 쏙 드는 구절을 발견했다. Q. '봉준호'에게 영화란? “저의 직업이죠. 저는 그냥 영화 자체의 아름다움을 쫓아다녀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영화가 어떤 도구나 수단이 되는 거 굉장히 싫어요. 영화를 통해서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영화는 그냥 영화 자체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고 믿어요.” 봉테일이 그렇다면 그런거다. 인터뷰 전문은 아래 링크에. [칸은 지금] 봉준호 감독에게 묻다. 영화 '기생충' 일문일답 Q. 5번째 칸 입성… 소감은? 영화제를 반복해서 오더라도 매번 오는 영화는 다르잖아요. 새로운 영화를 선보이는 거니까 불안하기도 하고 설레이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하고 늘 그런 마음입니다. Q. '기생충'의 첫 공식 news.naver.com 그나저나 이번 <기생충>도 어마어마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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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70여권의 책을 되팔고 (판매되지 않는 20여권은 폐지함으로) 분리수거장을 30여번 들락거리고 음쓰 17kg, 100리터 쓰레기봉투 4장을 쏟아낸 끝에 여행 아니 이사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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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엄마의 고향은 부산이다. 부산에서도 그 유명한 해운대. 결혼 후 울산으로 이주했던 엄마와 달리 외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해운대에 사셨고 덕분에 나의 어린 시절 기억은 해운대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당시 내겐 부산의 시작과 같았던 해운대 기차역, 우리 동네처럼 뛰어다녔던 해운대시장과 백사장, 해녀였던 외할머니가 일하시던 동백섬, 이름만 들으면 이게 무슨 동네인가 싶은 좌동과 우동까지. 무뚝뚝한 경상도 아저씨인 아빠로부터 (마찬가지로 무뚝뚝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경상도 남자인 아들이) 고향 얘기를 자세히 들은 기억은 없지만, 나의 본적은 아빠의 그것과 같은 곳인 부산의 어느 동네다. 해운대 산부인과에서 태어났고 (별 기억은 없지만) 동래구에 있는 안락동이라는 곳에서 4살까지 살았다. 초등학교 때 여름방학은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살다시피 지냈다. 학창시절 종종 학교를 땡땡이치고 사직구장을 찾았고 서면, 부산대, 국제시장은 내게 가장 좋은 놀이터였다. 개뿔도 모르면서 괜히 멋부리려 찾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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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근황

오랜만에 전하는 말 그대로 근황. 5월의 어느날 동묘. 뭘 사러갔다기보단 부산으로 이사를 하면 자주 찾기 힘들어질테니 찾았다. 티셔츠라도 하나 사고 싶었지만 마음에 드는게 없네. 동묘에 가는 날이면 항상 먹는 칼국수. 주인아저씨가 마동석 같은 팔뚝으로 반죽을 해서 그런지 아주 쫄깃하고 식감이 좋다. 그 다음주는 광장시장. 이유는 동묘와 같음. 사실 황학동보다는 광장시장을 더 오래 많이 다녔는데 최근에는 어린애들이 동대문처럼 옷을 팔아재껴서 좀 별로. 광장오면 또 여기 가야지. 나의 최애 짜장면집 금룡. 사실 조미료 잔뜩 들어간 아주 평범한 짜장면인데, 여기만 가면 미친듯이 흡입하게 된다. 얘는 여전함 ㅋㅋㅋㅋㅋ 친구만나서 소주마시다 발견한 아이린. 다른 사진이 더 있나싶어 두병을 더 마셨지만 발견하지 못하고 꽐라됨 -_ - 이사 준비하며 알라딘에 책을 70여권 팔았더니 16만원 정도 주더라. 날강도 같은 것들 대망의 이사. 그리고 6년간 살았던 오피스텔.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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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똥손의 셀프 인테리어 분투기

이사를 온 집이 워낙 오래된 곳이라 각오는 했지만 막상 집을 처음 봤을 때 울고 싶을 정도였다. 재건축을 하니마니 하는 곳이라(그래서 전세를 싸게 들어옴;;) 인테리어에 큰 돈을 들일 수는 없기에(어차피 돈도 없음 -_ -) 도배처럼 불가능한 것들 빼고는 소소하게 직접해보기로 했다. 금손이 되고싶은 똥손의 셀프 인테리어 분투기 시작 (혐주의!!!!) . . . 주방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시트지가 너무 더러워서 다 뜯어냈더니 하 이건 뭐 시트지보다 벽이 더 더럽네 -_ - 타일 모양 시트지를 열심히 노가다해서 발라줬다. 주방 전체 다 바르는데 시트지 50장은 쓴듯 -_ - 그럴듯한데? 개인적으로 콘센트, 스위치, 방문손잡이 같은 것들에 민감한 편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바꿔본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_ - ㅋㅋㅋ) 누렇게 색이 변한것보다 모양 색깔이 제각각 통일성 없는게 더 싫다고 -_ - 인터넷 참고해서 기존 콘센트 다 뜯어내고 전선 연결하고 어찌저찌해서 다 바꿔줌. 남들은 이런거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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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세벡스(XEBEX) 로잉머신 구매

집 정리가 대충 끝나고 드디어 로잉머신을 구매했다. 돈지랄 하는 김에 미친척하고 노르드 워터로잉머신을 살까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배송에 설치비까지 하면 원래 사려던 모델보다 거의 150만원이 더 비싼터라 포기. (나는 물저항보다는 공기저항 방식을 선호한다며 나홀로 정신승리) 전국의 크로스핏 체육관을 점령하고 있는 익숙한 컨셉2의 모델D를 사려다 워낙 고가의 물건이라 이래저래 좀 찾아봤는데, 세벡스라는 브랜드가 가성비가 좋더라. 컨셉2와 세벡스를 두고 장고 끝에 세벡스로 선택! 전화로 빨리 받고 싶다고 보챘더니 화물 배송이 아니라 사장님이 직접 가져다 주심 ㅋㅋㅋㅋㅋ (부산이라 가능했던 것. 사무실이 샌텀에 있다고 함) 뭐 이렇게 크고 무거워. 집 안으로 박스 옮기는데 개고생함. 오늘도 여전히 참견쟁이 박스 오픈하게 나와 ㅋㅋㅋ 이것도 일종의 언박싱. 꼼꼼하게 검수해서 보내주셨겠지만, 조립 전에 부품이 다 있는지 설명서와 비교해봅니다. 그리고 드디어 (중간에 조립 과정 하나 없이 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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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전: 지극히 영화적인 결말

언젠가부터 한국 영화를 보다 보면 (영화에 빠져들수록) 비슷한 류의 생각을 하게 된다. ‘도대체 어떻게 수습하려는 걸까?’ 과감한 시도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해 마지막에 힘이 빠지거나 꽤 괜찮은 스토리 라인을 쌓아놨음에도 결말은 빈약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좋게 포장하자면 영화적인 결말인데 나는 이게 고전소설의 권선징악, 인과응보의 결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결말에 과감한 시도를 해보는 것만으로도 한국 영화의 전체적인 작품성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다. <악인전>을 봤다. 영화는 마동석을 주인공으로 쓴 영화답게 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공식에 충실하고 관객이 기대하는 바를 고스란히 화면에 구현해낸다. 지적을 하자면 여기저기 부족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겠지만 기대치가 높지 않아 나름 괜찮게 봤다. (나의 취향은 아니지만) 이런 영화도 필요하고 또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칸 영화제 초청’이라는 홍보문구가 <악인전>에는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다. 문제는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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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여름 밤의 광안리

개장 전부터 꽤 붐비긴 했지만 해수욕장의 본격적인 시작은 7월부터. 지금 광안리는 한창이다. 다음달까지 더 많은 사람들로 붐비겠지. 여름이건 겨울이건, 낮이건 밤이건 매일같이 해변을 거니는 주민 입장에서 이 모든 광경들이 특별할 것 없다고 덤덤하게 거닐었지만 한편으로는 광안리에서의 첫 여름, 오늘 밤바다의 흥취를 기억해두고 싶었다. 20190713 여름 밤의 광안리. 그리고 언제찍은지 기억나지 않는 광안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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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의 카타르시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1년에 한두 번은 꼭 보는 영화들이 있다. 특정 장르나 범주로 묶어서 설명하기 힘들지만, 굳이 구분하자면 분위기나 리듬감이 좋은 작품들. 대표적으로 왕가위와 코엔의 초창기 작품들이 있고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도 비슷한 이유로 자주 보게 된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다시 봤다. 이 영화를 두 번째 볼 때부터 나의 목적은 분명하다. ‘La Mer’와 함께하는 엔딩을 보는 것.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러닝타임 내내 꾹꾹 눌러 담은 감정을 엔딩에서도 쉽게 터트리지 않는다. 헤이든(콜린 퍼스)의 시선과 프리도(마크 스트롱)의 눈물, 길럼(베네딕트 컴버배치)의 미소가 그렇고 클로즈업 되는 스마일리(게리 올드만)의 표정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모든 장면들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가 부른 ‘La Mer’와 함께 할 때 묘한 감정의 상승을 이끌어 낸다.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부터 시작되는 노래는 여러 인물들을 거쳐 마지막으로 스마일리의 서커스 귀환을 알리며 끝난다. 대사 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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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부산에 적응하는 법

시작은 #광안리 한 컷 #광안리언 의 의무감 책임감 비스무리한 것이 생겨남 (갑자기?ㅋㅋㅋㅋㅋㅋㅋㅋ) 낮이 있다면 밤도 있어야지 라는 헛소리를 하며 같은 곳에서 찍은 사진 투척. 개인적으로는 밤의 광안리가 조금 더 좋다. #돌고래순두부 예전같지 않다, 쌩 조미료맛이다 라며 욕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여기처럼 게 눈 감추듯 한그릇 뚝딱할 수 있는 밥집은 흔치 않은 것도 사실. 순두부백반이 몇백원 하던 시절부터 이 곳을 다녔던 엄마가 알려줬던 집. 그래서 내겐 이 가게가 더 각별하다. 광안리 떡볶이하면 무조건 다리집이지만 #남천할매떡볶이 도 유명하다길래 먹어봄. 튀김은 다리집이 더 나은 것 같은데 일단 떡볶이가 너무 내 취향이라 깜짝 놀람;; 다리집과 #남할떡 (니 맘대로 줄이지마...)을 두고 조만간 넘버1을 뽑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아무튼 집근처에 완벽한 떡볶이 집이 두군데나 있다. 이런 행운이! 외국에서 컵을 세트로 샀는데 6개 중에 4개가 박살나서 옴 -_ - 그래도 유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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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노나 라이더(Winona Ryder)와 담배

뒷북이지만 넷플릭스에서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를 보는 중이다. 드라마 몰아보기에 능숙하지 않은 편이지만, 지난주 동안 시즌1, 2를 단숨에 클리어했고 시즌3도 곧 볼 예정. 소년들의 모험, 초자연적 현상, 미스터리 그리고 초능력까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들이 가득하지만 정작 나의 눈길을 사로잡은 부분은 따로 있었다. 바로 위노나 라이더. <기묘한 이야기>의 감독(들)에게는 클리셰를 최대한 진부하지 않게 그리고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이미지를 똑똑하게 잘 표현해내는 장점이 있다. 위노나 라이더의 흡연씬도 그중 일부라고 생각한다. 원래 위노나 라이더하면 담배 or 담배하면 또 위노나 라이더는 오래된 영화 팬들에게는 공식과도 같다. 그녀처럼 분위기 있게 담배를 활용할 수 있는 배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묘한 이야기>에서는 위노나 라이더하면 곧잘 떠올리게 되는 담배 이미지를 과도하게 소비하지 않으면서 필요할 때면 적재적소에 딱 집어넣는다. 그녀의 흡연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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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기쁨이의 고군분투

<인사이드 아웃>은 하나의 인격체가 성장하면서 가족 간의 사랑이나 우정 같은 특별한 감정을 만들어낼 때나 삶의 희열의 순간에는 슬픔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슬픔이 매우 중요한 감정임을 깨닫고 까칠이나 버럭이 그리고 소심이의 힘이 커지는 사이, 기쁨이의 영향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우린 쉽사리 알아채지 못한다. 그것을 자각하게 되었을 때는 이미 기쁨이가 다른 감정들에게 밀려난지 오래일 것이다. 그 상태를 두고 우린 나이를 먹었다고도 하고 어른이 되었다고도 한다. 기쁨이의 부재로 라일리의 컨트롤 본부가 큰 혼란을 겪는 동안 모두는 기쁨이가 빨리 돌아오기만을 바랬다. 우여곡절 끝에 돌아온 기쁨이는 다시 컨트롤 본부의 중앙에 섰지만, 우린 알고 있다. 누군가 사춘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부터 기쁨이는 이제 두 번 다시 중앙에 서지 못할 운명이라는 것을. 어린 시절을 관통하던 '기쁨이 곧 행복', '슬픔은 배제해야 할 감정'이라는 믿음이 깨져버릴 것임을. ‘무엇을 해도 하루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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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나의 최애 더스틴

시즌3의 시작부터 언급되었지만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수지는 마지막 챕터에서야 등장한다. 그것도 아주 짧은 시간. 위기 상황과 동떨어진 대화를 나누고 더스틴과 함께 노래를 부르며 관객의 애를 태우던 수지는 아주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사건 해결을 돕는다. 사실 아껴뒀던 수지까지 소환해 그런 장면을 만들어낸 감독의 의도는 너무 뻔해서 유치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관객에게 기묘한 분위기와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고 마지막까지 소년 모험극이라는 장르의 본분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는 이 장면을 시즌3에서는 단연 그리고 전체 시즌을 통틀어 최고의 장면으로 꼽아도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도가 가능했던 것은 수지의 남자친구 더스틴 덕분이다. 더스틴은 이상한 캐릭터가 잔뜩 모여있는 <기묘한 이야기> 내에서도 상당히 특이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윌 혹은 일레븐과 함께 에피소드를 진행하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더스틴은 단독으로 에피소드를 이끌어가는 기회를 부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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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가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

<기묘한 이야기>의 스토리는 크게 두 축으로 진행된다. 어른들과 아이들이 각각 겪는 기묘한 모험이 그것인데 이는 각 시즌별로 또 상황별로 세분화되고 변주되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시즌3는 ①러시아 비밀기지에 잠입하는 더스틴, 스티브, 로빈 ②스타코트에서 전투를 펼치는 엘, 마이클, 루카스, 맥스 ③‘문’을 닫으러 지하로 침입하는 호퍼, 조이스, 머레이의 이야기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조금 더 세분화하면 더스틴과 수지의 관계, 빌리와 카렌의 로맨스, 낸시와 조나단의 일화 등을 더할 수도 있다. <기묘한 이야기>는 서브 스토리를 펼쳐놓은 상태에서 꽤 흥미로운 전략을 펼친다. 모든 스토리는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이야기로서의 역할을 하다 마지막에 이르러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는데 각각의 스토리 간에 경중은 없다. 주연들의 이야기를 위해 조연들의 것을 희생시키지 않는다는 의미다. 등장인물은 저마다 치열한 상황에 처해있고, 감독은 각각의 상황에 우선순위를 섣불리 따지지 않는다. 시즌3에 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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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이야기: 스티브와 더스틴의 브로맨스

<기묘한 이야기> 속 스티브-더스틴의 브로맨스는 의외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웃음을 만들어내지만 뜯어보면 이들은 엄청나게 멋진 관계다.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시즌2에서 낸시와 관계가 끝나며 스티브가 퇴장 위기에 빠졌던 것은 낸시나 조나단과 달리 그에게는 모험을 펼치는 동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스티브가 더스틴과 관계를 맺으며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동생이자 자신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친구를 얻는다. 더스틴은 어떤가? 사건의 당사자인 윌, 엘을 만나 모험을 펼치는 마이크, 맥스와 함께인 루카스와 달리 더스틴은 주로 혼자 에피소드를 겪는다. 시리즈 내내 응답이 없음에도 계속해서 무선을 날리는 씬은 더스틴을 대표하는 모습이다. 아버지가 없는(것으로 보이는) 더스틴은 무엇이든 혼자 배우고 깨우쳐야 한다. 이런 더스틴에게 스티브는 형이자 친구 때로는 아버지 같은 존재다. 시즌2에서 스티브는 철로를 걸으며 더스틴에게 연애는 물론 헤어스타일의 비밀까지 털어놓는다. 조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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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영화보기

요즘 사정이 있어 극장을 잘 찾지 못한다. 그래서 Btv나 넷플릭스로 영화를 주로 보는데 넷플릭스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영화를 보는 패턴도 바뀌고 있다. 한 편 단위에서 시간 단위로 생각하게 되는 것. 무슨 말인고 하니 예전에는(극장, Btv, 다운로드 등등) 일단 한 편의 영화를 결제하고 시작하면 무조건 끝까지 봤는데, 넷플릭스에서는 중간에 그만두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 어차피 요금은 정액이고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재미없는 것을 볼 바엔 차라리 다른 것을 보자 이런 마음. 어제 <스카이스크래퍼>를 보다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관뒀다. 그래도 꾸역꾸역 2/3 정도 봤는데 그게 아까워서 나머지를 보는 것보다 차라리 그 시간을 다른 콘텐츠에 쏟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플레이를 멈추자마자 나는 또 볼만한 영화가 없나 다시 기웃거렸다. ‘내가 찜한 콘텐츠’에 수십 편을 쌓아놓고서도 습관적으로 더 새로운 것이 없나 매번 작품 리스트를 보고 또 보게 된다. 보통 영화를 선택할 때는 작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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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운더>와 책 <사업을 한다는 것>

1. 영화 <파운더>를 좋아한다. 뭐 엄청나게 잘 만들었다거나 러닝타임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 작품은 아니지만 뭐랄까 특유의 분위기가 좋아서 누군가에게 추천하기도, 종종 찾아보기도 한다. 영화는 ‘파운더’ 레이 크록의 행보를 따라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의 탄생기를 다룬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프랜차이즈 중 하나로 성장한 맥도날드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흔한 성공신화 같겠지만 <파운더>는 일반적인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과감하게 미담을 제거한 성공담은 카타르시스보다는 씁쓸함과 이유 모를 여운을 자아낸다. 여기에는 마이클 키튼의 공이 절대적인데, 확신에 찬 행동과 알듯말듯한 표정이라는 공존하기 힘든 두 가지를 훌륭하게 수행해 낸다. 2.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의 설립자 레이 크록의 저서 <사업을 한다는 것>은 “이 책이 우리의 인생 바이블이다!”라는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의 문구가 붙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책 속에는 프랜차이즈를 창립하기 전과 맥도날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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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별일 없는 일상

시작은 #광안리언 의 의무와도 같은 #광안리 한 컷 낮 저녁 그리고 밤 우리동네 #남천동 은(우리동네래... 애향심주의 -_ -) #빵천동 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동네 여기저기 빵집이 흔하고 맛있는 곳도 많음. 그나저나 빵천동이라고 아시나요? 라고 적어놓구선 딴 동네만 잔뜩 적어놔 ㅋㅋㅋㅋ 말 나온 김에 남천동 주민이 빵천동 빵집 하나 소개합니다. #홍옥당 광안리 초입에 있는 팥전문점인데 유명한 곳이라 늘 사람이 북적북적하다. 팥이 맛있어서 빙수도 빵도 다 맛있음. 동네를 지나가는데 간판이 이쁜 고기집 발견! 돼지 모양이 어딘가 낯익다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쯤에서 자연스러운 내새끼 자랑타임 요즘은 날이 더워서 그런지 마룻바닥에 자주 퍼질러져있는데 가끔 심통나면 티비를 막 가리고 (아빠 리스닝 못해서 자막 봐야 해;;) 길쭉한 팔 다리를 뽐내기도 한다 (야 사람이지 너 -_ -) 이녀석이 제일 귀여울 때는 뭐니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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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 영화들

사바하(SVAHA : THE SIXTH FINGER, 2019) 보고싶다거나 봐야겠다는 생각은 딱히 없었는데 넷플릭스에서 눈에 띄여서 보게되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 꽤 괜찮은 스릴러다. 이건 오컬트라는 장르적 정체성을 감안해도, 지우고 생각해도 변함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별 기대없이 봤던 감독의 전작 <검은 사제들>도 괜찮았지만 <사바하>가 그보다 훨씬 좋았다. 누군가 독특한 스릴러를 원한다면 추천할 것 같다. 파운더(The Founder, 2016) 가끔씩 그것도 아주 뜬금없이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는데 <파운더>가 그런 작품 중 하나다. 엄청나게 재밌는 작품은 아니지만 특유의 씁쓸한 분위기가 좋아서 종종 다시 보는 편이다. 영화 내내 눈길을 사로 잡는 것은 마이클 키튼의 연기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 생각나는 것은 언제나 맥도날드 특히 빅맥. (그렇습니다. 이제서야 고백하는데 맥도날드 특히 빅맥 덕후입니다) 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 엄청나게 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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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 픽션(Pulp Fiction, 1994) 총정리 (줄거리, 정보, 비하인드)

20세기 초, 미국에는 펄프 매거진이라는 잡지가 유행했다. 펄프 매거진은 질 낮은 종이를 이용, 10센트 미만의 저렴한 가격에 모험, 탐정, 호러, SF, 로맨스, 서부극, 전쟁물 등 대중들이 선호할만한 장르 소설을 담아냈는데, 이 소설들을 '펄프 픽션(Pulp fiction)' 줄여서 '더 펄프스(the Pulps)'라고 불렀다. 저렴한 가격에 저속한 내용들이 많아 펄프 매거진은 싸구려 잡지라는 의미를 지니게 되었고, 거기 실린 펄프 픽션도 자연스레 싸구려 소설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퀄리티까지 낮은 것은 아니었다. 대중적 인기가 높았기 때문에 무명의 배고픈 작가들이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펄프 픽션에서 출발해 대가로 성장한 작가들도 많았다. 비싼 종이, 양장본으로 책값 올리기기만 급급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외국 소설들이 값싼 종이에 대충해놓은 박음질에 정직한 가격을 매기는 것도 이런 전통이 한 몫하고 있다. 타란티노의 출세작이자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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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 픽션>하면 바로 이 장면

<펄프 픽션>하면 역시 빈센트와 미아의 트위스트 콘테스트 씬 이 댄스 씬만 보고 <펄프 픽션>을 로맨스 영화로 아는 사람도 있다며? ㅋㅋㅋ <펄프 픽션>의 모든 장면을 좋아하지만 특별히 아끼는(인생이 우울할 때 찾아보는) 몇몇 씬도 투척 언제봐도 빵터지는 로얄 치즈와 르 빅맥 전설의 에스겔 25장 17절 그리고 머리가 펑. 총이 발사되기 전 자세히보면 방아쇠 쪽 손가락이 조금 움직이는게 보인다. 뭐 그렇다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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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부산에서 평양냉면 먹기 part1

밀면의 성지, 평양냉면의 불모지인 부산이지만 그래도 찾아다니면 꽤 괜찮은 평양냉면을 맛볼 수 있다. 그것도 저렴한 가격에. 부산에서 평양냉면을 먹겠다는 일념으로 몇주간 열심히 찾아다닌 부산의 평양냉면 집 중 몇 곳을 소개한다. 좋아서, 괜찮아서, 나쁘지 않아서, 별로여서 등등 소개 이유는 다양하다. 단, 맛이든 평가든 개인취향임을 미리 알려둔다. (참고로 나의 평양냉면 원픽은 '을지면옥'이다.) 1. 부다밀면 보통 9,000원 / 큰거 13,000원 / 사리 6,000원 - 사진은 큰거(곱빼기) 한 그릇 해운대구 반여동에 위치한 냉면집. 밀면집에서 무슨 냉면인가 싶겠지만, 부산에는 냉면과 밀면을 함께 파는 가게가 매우 흔하다. 대부분 부산 냉면집은 평양식(물냉면, 메밀 반죽), 함흥식(비빔냉면, 고구마 반죽)으로 구분해서 파는데 부다밀면은 메밀으로 된 물, 비빔을 판다. 일단 순메밀면이 굉장함. 처음 방문이라 일단 주는대로 육수를 마셨는데, 면이 워낙 맛있어 다음번에는 면수를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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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이라는 지난함 : 삼시세끼

<삼시세끼>를 즐겨본다. 처음에는 ‘연예인들 몇 명 나와서 밥 세끼 챙겨 먹는게 뭐가 재미가 있다고’라며 무시했지만, 차승원-유해진이 함께했던 어촌편 이후로 거의 모든 시즌을 (<스페인 하숙>까지) 챙겨보고 있다. 이번 <삼시세끼 산촌편>은 영 흥미가 생기지 않았는데, 게스트로 등장한 정우성을 보고선 어느샌가 빠져서 보는 중이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재미는 덜하지만 밥 짓고 먹고 치우고를 반복하는 지난하고 수고로운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내게는 단순 재미 이상의 가치가 있다. 단 며칠이라도 하루 삼시세끼를 직접 만들어 먹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지겹고 또 어려운 일인지. 음식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긴 시간에 비해 먹을 때의 행복은 턱없이 짧고, 또 뒷정리는 지긋지긋하기만 하다. 그리고 여기에 ‘무엇을 먹을까’하는 더 크고 중요한 고민이 더해진다. 먹고 싶은 것과 내가 잘하는 메뉴는 같지 않고, 냉장고 속 재료로 할 수 있는 음식은 또 다르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나는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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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0월의 어느날

언제나 평화로운 루트랜드 오늘도 말춤 추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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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벌써 11월

뭐했다고 벌써 11월이냐. 하 나이 한살 더 먹게 생겼네 또 11월이 되어도 이 녀석은 변함없다. 여전히 사람처럼 잠들고 (이불은 어떻게 덮었냐 너 ㅋㅋㅋㅋ) 노트북 좋아하는 것도 여전함 ㅋㅋ (야 그거 비싸...) 그리고 나도 틈날때마다 여전히 귀찮게하고 또 괴롭힘 ㅋㅋㅋ 표정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동안 바빠서 밖으로 나다녔더니 못 나가게 이렇게 바지를 빼앗는가하면 나갈때마다 현관문에서 이렇게 아련하게 바라봄 ㅠㅠㅠ 이상 여전히 귀여운 내새끼 근황이었습니다. #턴테이블 을 장만했다. 비싼거 살 돈은 없고 저렴한 모델로 알아봤더니 닥치고 #오디오테크니카 라더라고. 덕분에 모아뒀던 LP도 또 놀고있던 스피커도 열일하는 중 사랑해요 영감님. 요즘 엄청 자주가는 돈까스집 #거북이금고 안심이 진짜 기가막힌다. 물론 등심도 맛있음. 이쯤에서 #광안리언 부심. 여름바다, 겨울바다 좋다고들 하지만 개인적으로 바다는 가을이 최고라고 본다. 뜬금없는 길 위의 핫핑크. 안녕! 미시오! 이쯤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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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Joker, 2019)

1. 만듦새, 완성도와는 별개로 <조커>는 엄청나게 멋진 영화다. 약간은 뻔한 내러티브, 너무나 강력해서 빈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캐릭터 조커가 호아킨 피닉스와 만나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냈다. 영화는 거의 모든 부분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타이밍에 상황을 던져놓거나 예상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보여준다. 2. <조커>는 빌런의 연대기이지만 영웅의 서사를 고스란히 따른다. 원래 영웅보다 악인의 희로애락이 훨씬 더 강력하고, 특히 카타르시스라는 측면에서는 상대가 되지 않는 법이다. 여기에 시궁창 같은 배경 덕에 공감까지 더해졌다. 이런 강력함이란. 3. 뭐가 좋니, 어느 부분이 강력하니 이런 것들을 다 떠나서 호아킨 피닉스가 없었다면 모두 불가능한 이야기였을 것이다. <조커>는 완벽한 호아킨 피닉스의 영화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다른 의견을 낼 수 없을 것이다. 조커가 호아킨이고 호아킨이 조커 그 자체인, 이건 뭐 평경장이 말한 내가 화투고 화투가 나인 몰아일체의 경지. 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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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Five

턴테이블 장만 후 모아뒀던 LP 듣는 재미에 푹 빠졌다. 펄프픽션, 그리스, 토요일 밤의 열기, 고스트버스터즈 등등 아끼고 사랑하는 앨범은 너무나 많지만, 가장 즐겨듣는 것은 <Swing in the films of Woody Allen>이다. 우디 앨런 영화에 삽입된 스윙 재즈곡을 모아놓은 보석 같은 앨범. 이 앨범을 특별히 아끼는 이유는 Side A의 첫번째 트랙에 <Si Tu Vois Ma Mère>가 자리 잡은 것이 가장 크지만 Side B의 마지막에 <Take Five>가 배치된 것도 내겐 만만치 않은 이유다. 우디 앨런의 1995년 작품 <마이티 아프로디테(Mighty Aphrodite)> 그리고 재즈 음악가 데이브 브루벡의 연주곡 <Take Five>. 음악이야 TV며 광고며 다양한 곳에서 워낙 많이 쓰인 곡이라 곡 자체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는 것이 무의미하지만 영화 이야기는 짧게라도 해야겠다. 우디 앨런의 90년대는 작품 외적 이유 때문에 얼룩져있고, 작품 내적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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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쓰다보니 구매후기들

2020년 상반기에 대한 개인적인 기록 + 몇몇 안부에 대한 대답 정도로 생각하고 사진을 고르기 시작했는데 쓰다보니 이건 뭐 그냥 물건 사모은 얘기들. 일단 시작. 근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LP를 한장씩 사모으는 것. 올해 1분기 소비는 먹는 것 제외하면 LP를 사모았다고 기억해도 될 정도니까. 그러다 4월부터 소비가 폭발함 ㅋㅋㅋ 그건 후술하고 일단 LP썰부터. 음악 전체적인 분위기보다는 그냥 That’s Life 좋았지 뭐 이런 막연한 마음으로 #조커ost 를 샀다. 그리고 망함ㅋㅋㅋㅋㅋ 두어번 듣고는 방치해둔 터라 중고로 팔아볼까 생각도 했지만 보라색이 예뻐서 / 또 표지가 예뻐서 / (사진에는 없지만) 속지가 예뻐서 / 국내에선 품절이라 아마존을 통해 구입한 노력이 아까워서 / 그냥 소장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선 결국 That’s Life을 듣기위해 시나트라 앨범도 사게되었고 ㅋㅋ 도미애 블로그에 #펄프픽션 없으면 서운하죠? 사실 요샌 컬러LP에 빠져 있다. LP에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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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서글픔

일리에겐 화장실을 가는 것이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었을까. 다리를 다쳐서, 기력이 부족해서, 가끔씩은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에 실례를 하기도 했다. 고양이만 있는 우리 집에 애견 배변패드가 필요했던 이유다. 꼭 아플 때만 그런 것도 아니다. 건강할 때 일리는 화장실에서 나올 때면 늘 뛰쳐나와야만 했는데 이유는 바로 루트 때문이었다. 일리가 화장실에 들어가면 루트는 늘 옆에서 기다리다 나오는 일리는 덮치곤 했다. “루트, 일리 좀 그만 괴롭혀ㅋㅋ” 라고 나무랐지만 그때는 몰랐었다. 그게 얼마나 소중한 일상이었는지. 컨디션 기복이 심했던 일리는 가끔씩 혼자 있고 싶어 했고 루트는 그런 일리를 절대 건드리는 일이 없었다. 루트가 장난을 친다는 것은 일리가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는 말이기도 했다. 요즘 들어서 가끔씩 루트가 구석진 화장실에서 혼자 막 뛰쳐나올 때가 있다. ‘고양이가 원래 그렇지 뭐’하고 넘어갔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왜 일리 생각이 난 것인지. 루트도 일리 생각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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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거제 몽돌해변

집에서 조금만 걸어나가면 바다를 볼 수 있지만 몽돌은 모래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거제에 다녀온 흔적이라곤 달랑 이거 하나. 소리가 좋아서 아무생각없이 틀어놓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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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덕후라면 이정도는

언제 그리고 왜 샀는지 기억도 안나는 #다스베이더 가습기ㅋㅋ 찾아보면 집구석에 이런게 엄청나게 많음 -_ - 그나저나 도란스가 어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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