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쯤 전에, 우리 아버지가 인도네시아 출장 가셨을 적에 있었던 이야기. 아버지는 어학에 능통한 분이셔서, 현지 가이드, 중국 지사의 직원, 일본에서 온 동료 사이의 삼자 통역 같은 느낌으로 업무를 진행하셨대.
그런데 어느 날 교외의 공장에 갔다 돌아오는 길이었어. 밤이 다 되었을 무렵 스콜이 퍼부었는데, 그때 아버지 일행은 가로등도 가드레일도 없는 비포장 산길을 자동차를 타고 가고 있었대.
차 두 대에 나눠 타고 있었는데, 아버지는 뒤따르는 차 쪽에 타고 계셨고. 아무튼 그렇게 한참 달리다 그만 앞에 가는 차 타이어가 미끄러져 버렸고, 아버지가 탄 차도 앞차를 피해 보려다 그만 전복돼 버렸대.
앞차는 산비탈을 데굴데굴 구르며 저만치 추락해서, 사람들은 다들 뼈가 부러지거나 손발이 쩍 갈라질 만치 깊숙히 베이는 등 죽는 사람은 없었지만 다들 상당히 심한 부상을 입은 상황이었대. 물론 뒤차 쪽도 유리는 완전 박살이 다 났고 온갖 상처가 다 난 건 마찬가지였는데, 난리통 속에 유독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