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초등학교 때였나, 하굣길에 공사장이 하나 있었다. 무슨 건물을 철거 중이었던 것 같은데, 자세한 건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여튼, 그 공사장 길가의 담장 위에는 늘 헬멧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개수로 치면 한 20개쯤 되려나?
당시 별 걸 다 재미있어하던 악동이었던 나는, 매일같이 헬멧들을 맨 끝부터 막대기로 두드리면서 돌아가곤 했다. "콩, 콩, 콩, 콩, 콩…."
그날도 나는 늘 그렇듯 가볍게 달음박질치며 헬멧들을 차례차례 두드리기 시작했다. "콩, 콩, 콩, 툭, 콩…."
어라, 평소랑 소리가 다른 게 하나 섞여 있네. 그때는 그냥 신경쓰지 않고 그대로 돌아갔다.
그런데 다음 날, 또 그 다음 날도 똑같이 두드리다 보니 "콩, 콩, 콩, 툭, 콩…." 역시나, 똑같은 데서 다른 소리가 났다.
왜 이 헬멧만 소리가 다르지? 하고 나는 그 헬멧 앞에 멈춰 섰다.
아무런 특이점이 없는, 평범한 노란 헬멧이었다. "뭐야 이거?
왜 이래?" 나는 들고 있던 막대기로 그 헬멧을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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