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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어드는 자들의 세계 - 인간의 조건

 끼어드는 자들의 세계 - 인간의 조건

글공방나루 근영 샘의 『인간의 조건』 읽기 리뷰 처음 모임에 갔을 때 낯설고 망설여지는 것은 당연하다. 모임에는 저마다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위해 사람들은 자리를 잡고 말을 나눈다.

그런데 모임이 끝나고 나서가 문제다. 몇몇이 어울리기 시작한다.

특별한 이유도 없고, 아까 나눈 주제와도 상관없는 수다가 시작된다. 그 자리를 비집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은 그때다.

낯설고 망설여지고, 끼어봐야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그냥 거기 있고 싶다는 감각.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았는데, 몸 어딘가가 이미 그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한나 아렌트는 이 충동에 이름을 붙인다. 이니셔티브(initiative).

시작하려는 마음, 어떤 장을 열고 싶은 욕망. 그리고 그것이 인간이라면 누구도 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억제가 불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라, 억제하면 무언가가 꺼진다는 뜻이다. 말과 행위가 없는 삶은 문자 그대로 세계에 대해 죽은 삶이라고 아렌트는 썼다.

더 이상 인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