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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가 무너지는 자리에서 - 춘추전국기1

 질서가 무너지는 자리에서 - 춘추전국기1

— 서주의 황혼과 진(秦)의 첫 걸음 1. 웃지 않는 여자, 그리고 역사가 씌운 죄목 포사(褒姒)는 웃지 않았다.

궁궐 안에서, 주유왕(周幽王)이 어떤 방법을 써도 그 얼굴에서 웃음을 끌어내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는 고아로 태어나 버려졌고, 가난한 부부에게 주워져 자랐고, 포국(褒國)의 누군가가 아버지를 속량하기 위해 치른 몸값으로 궁궐에 바쳐졌다. 팔리고 바쳐지고 진열된 사람이 웃어야 할 이유가 있었는가.

웃음은 삶에서 나오는데 그에게 삶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있었는가. 그런데 역사는 이 웃지 않는 여자를 서주(西周) 멸망의 원흉으로 기록했다.

시경(詩經)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혁혁종주(赫赫宗周), 포사멸지(褒姒滅之) — 빛나던 서주가 포사 때문에 망했다고.

한 왕조의 멸망이 웃지 않은 여자 한 명의 탓이 된 것이다. 이것이 역사 서술의 오래된 습관이다.

책임질 수 없는 자에게 책임을 지운다. 반론할 수 없는 자에게 판결을 내린다.

포사 이야기에는 출생의 전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