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상티망은 자기 자신에서 출발하지 못하는 긍정으로 설명된다. 강자는 먼저 자신을 선언하고 타자를 부정하지만, 르상티망의 주체는 적을 먼저 규정해야만 자신을 말할 수 있다. 드라마 속 오정희의 사례에서도 이런 흐름이 드러난다. 상대의 비난 속에서 “방치했다”는 말이 먼저 제시되고, 그 자리에 친딸의 존재가 없으며, 그 빈자리를 통해 “근사하다”는 자랑이 나오게 된다. 이는 친딸의 삶을 긍정의 근거로 삼기보다는, 자신의 상처를 정당화하기 위한 발화에 가까워 보인다.
한편 “아무한테도 의지하지 않는다”는 강자의 속성은 니체적 맥락에서도 유사하게 읽힌다. 외부의 인정에 기대지 않는 태도가 강자의 전형으로 여겨지지만, 오정희는 이 속성을 딸의 삶의 방식으로 돌려두지 않는다. 찔린 자리에서 집어든 말은 오히려 타자를 향한 공격으로 바뀌고, 강자의 언어는 절대적 가치가 아니라 무기로 작동한다. 이 무기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자신을 겨눈다.
진정한 강자의 모습은 타자의 인정 없이 자신의 가치를 확정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의 존재를 통해서도 의미를 찾는 과정일 수 있다. 오정희가 자랑하는 딸의 속성은 스스로를 향해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시선과 싸우는 방식으로 바뀌어 나타난다. 이때 딸의 말은 삶이 아니라 방어의 도구로 기능하기 쉽고, 실제로 만날 때마다 해명과 사과, 용서를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 뒤따른다. 그러나 현재의 자리에서 딸은 엄마의 시선을 벗어나 빛나는 순간이 가장 근사하게 보인다.
마지막으로 제기되는 물음은 사랑의 존재 여부다. 적이 사라진 뒤에도 가치가 남는지, 그리고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랑이 지금 그 자리에 있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지에 대한 성찰이 남는다. 찔린 자리에서만 꺼내드는 진술이 사랑으로 남을 수 있는가를 질문하며, 진정한 관계의 본질은 순간의 수사학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가 어떻게 자리하는지에 달려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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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근사하다는 말의 반대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