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12월 10일, 오슬로 시청의 노벨 평화상 시상식장. 말끔한 정장을 입은 외교관들 사이로 조금은 거칠고 투박해 보이는 사람들이 단상에 올랐습니다.
그들은 국경이 없는 의사들, 국경 없는 의사회 (Médecins Sans Frontières, 이하 MSF)였습니다. 20세기가 저물어가던 1999년은 코소보 사태, 동티모르 학살, 체첸 전쟁 등 지구촌 곳곳이 피로 물들었던 해였습니다. 강대국들의 정치적 계산이 오가는 사이, 가장 먼저 포탄이 떨어지는 현장으로 달려가 환자의 피를 닦아주고, 세상에 그 참상을 고발한 것은 바로 이들이었습니다.
노벨 위원회는 이들에게 상을 수여하며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재난과 분쟁의 희생자들을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도왔을 뿐만 아니라, 학대와 인권 침해에 맞서 '증언'함으로써 인도주의 활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오늘은 단순히 병을 고치는 것을 넘어, 병들게 하는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싸운 의사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전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