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세계는 현기증이 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영원할 것 같았던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고, 동유럽의 공산 정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졌습니다.
미국과 소련의 핵미사일이 서로를 겨누던 '공포의 시대'가 저물고 있었습니다. 이 거대한 지각 변동의 중심에는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이마에 붉은 반점이 있는, 소련 역사상 가장 젊고 혁신적인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Mikhail Gorbachev).
그는 세계를 양분하던 철의 장막을 스스로 걷어내고, 인류에게 '평화'라는 새로운 시대를 선물했습니다. 비록 그 대가로 자신의 제국(소비에트 연방)은 해체되었지만, 역사는 그를 '냉전의 종결자' 로 기억합니다. 1990년 노벨 평화상은 용기 있는 개혁으로 20세기의 물줄기를 바꾼 고르바초프에게 수여되었습니다.
오늘은 적과의 동침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의 대담한 결단과, 그 이면에 숨겨진 고뇌를 깊이 있게 들여다봅니다. 트랙터 운전수에서 크렘린의 주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