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가을, 세계는 또다시 전쟁의 공포에 떨고 있었습니다. 9.11 테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지목하며 선제공격을 예고했습니다.
"전쟁만이 답이다"라는 목소리가 워싱턴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벨 위원회는 전쟁이 아닌 '대화'를 선택했습니다.
그해 10월, 평화상 수상자로 호명된 인물은 20년 전 백악관을 떠난 잊혀진 대통령, 아니, 퇴임 후 전 세계 분쟁 지역을 누비며 '평화의 해결사'로 다시 태어난 지미 카터 (Jimmy Carter)였습니다. 위원회는 그를 선정하며 아주 이례적이고도 뼈 있는 논평을 덧붙였습니다.
"지미 카터는 무력이 아닌 국제 협력과 국제법에 기초한 갈등 해결을 옹호해 왔습니다. 현재의 국제 정세(이라크 전쟁 위기)에서 카터의 원칙은 더욱 중요합니다."
이것은 당시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전쟁 노선에 대한 노벨 위원회의 '정중하지만 강력한 비판' (A kick in the shin)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