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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프리지아, 무스카리, 꽃대 자르기 (구근식물 꽃이 지면)

 튤립, 프리지아, 무스카리, 꽃대 자르기 (구근식물 꽃이 지면)

오늘은 튤립, 프리지아, 무스카리 꽃대를 잘랐습니다. 예쁘게 절화로 즐기고 싶지만 튤립은 따뜻한 실내에서 꽃잎이 다 벌어져 미워지기 때문에 베란다에서 시들 때까지 그대로 두었습니다. 꽃대를 자른 이유는 구근을 살찌우기 위해 모든 영양을 보낼 수 있게 하려는 것입니다. 꽃대를 길게 남겨두고 나중에 절단하면 잎이 달린 남은 꽃대가 광합성 작용에 기여합니다. 튤립이 떠난 자리는 잎들이 남아 있지요. 이 잎들은 마를 때까지 남겨둘 계획이고 물은 아주 가끔, 영양제는 아주 조금만 주려 합니다. 알갱이로 된 제품을 한 포기당 2~3알 정도 주고, 꽃이 있을 때는 주지 않으며 구근 비대를 위해 자른 뒤 주는 겁니다. 5월까지는 그대로 두되 잎이 누렇게 되면 캘 겁니다. 요즘은 기온이 빨리 올라 휴면온도도 빨리 찾아오는 듯하여 바짝 말린 뒤 구근만 남겨 양파 망에 보관하려고 합니다. 양파 망은 벌레 알이 있을 수 있어 깨끗이 씻어 말린 뒤 사용합니다. 그때부터 더위가 지나면 휴면에 들어가고, 휴면은 생장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상태이며 환경이 좋지 않아도 식물이 스스로 회복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휴면이 끝나는 10월 즈음, 저 역시 다시 깨어난 이 아이들을 돕느라 분주해질 것이고 그러고 나면 다시 한 해의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이지요.

프리지아의 마지막 모습은 2021년 봄을 향기롭게 해주던 순간을 기념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절화 보존제를 부어 더 오래 함께할 수 있게 했습니다. 무스카리는 따로 화분에도 심었지만 떡갈고무 나무 화분이 너무 휑하고 화분 수를 줄이려던 의도도 있었지요. 이 아이들은 지금 이대로 그냥 두거나 둘지 고민 중이며, 그냥 꽃만 잘라서 보관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꽃잎을 떼주고 자를 때마다 떠오르는 한 구절은 책에 담긴 말과도 같습니다. “떼지 말아요. 내 눈에는 시든 잎도 여전히 예뻐요. 시들어 떨어지는 것도 생의 일부잖아요.” 엘리자베스 버그의 글에서 전해지는 이 말은 우리 인생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느낍니다. 어느 한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때가 없다는 메시지처럼, 이 계절의 추억도 천천히, 또렷하게 남겨두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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