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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가꾸기, 잡초를 뽑지 않는 이유.잡초농법, 잡초제거안하는농사

 텃밭가꾸기, 잡초를 뽑지 않는 이유.잡초농법, 잡초제거안하는농사

비가 오래 내리지 않던 텃밭은 잡초가 빽빽하게 자라며 습기가 잘 남아 있었고, 벌레와 지렁이가 득실거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잡초와의 전쟁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 땅이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되었는지 보았기 때문입니다. 흙은 비가 내린 직후에도 미생물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지만, 비가 그치고 토양이 굳어지면 그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유충, 지렁이, 세균, 곰팡이 등 땅 속 미생물의 무리는 토양을 부드럽게 만들고 물이 잘 흡수되도록 돕지만, 토양이 단단해지면 이들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부족해지죠. 작물이 한 포기 한 포기 엉성하게 간격을 두고 서 있을 때, 잎이 토양의 표면을 덮지 못해 토양이 빠르게 건조해지고, 탄산은 토양 껍질 안에 축적되며 내부 생태계가 약해집니다. 그러면 깊은 곳의 미생물도 탄산으로 인해 죽어나가고 뿌리까지 질식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잡초가 존재하는 땅은 상황이 다릅니다. 잡초가 잎으로 토양을 보호해 주기 때문에 습기가 유지되고, 토양 표면의 건조를 막아 주는 보호막이 형성됩니다. 이로써 토양은 좀 더 안정적으로 물을 보유하고 미생물도 충분히 살아가며 토양의 영양분이 더 잘 흡수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저는 전문 농가가 아니라 작은 텃밭에서 여러 가지를 실험하는 초보 농부입니다. 그래서 이웃 밭으로 잡초가 퍼져 나갈 염려도 항상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다만 제 텃밭은 지식을 기반으로 한 실험 공간일 뿐, 지금 당장 잡초를 전부 제거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지 않으려 합니다. 당근씨를 뿌렸는데 당근과 잡초를 구분하지 못해 뽑아도 뽑히지 않는 상황은 제 실험의 또 다른 도전이 되었습니다. 이 모든 경험을 통해 저는 잡초를 완전히 제거하기보다 토양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미생물과 지렁이가 건강하게 숨 쉬는 조건을 더 우선시하는 쪽으로 생각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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