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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소나무는 꽃무릇에 취하고.

 9월의 소나무는 꽃무릇에 취하고.

9월의 소나무는 꽃무릇에 취한다는 말 속에서 저는 배경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낀다. 꽃무릇은 소나무 아래 피어야 더 예쁘고, 그 처음 맞닿은 순간은 가을의 문턱을 알리는 신호처럼 가볍게 다가온다. 피어나는 군락이 늘어나고, 아직은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지면을 수놓지만, 결국 소나무의 그림자였음이 증명된다. 벌써 지는 꽃도 있지만 새로 봉오리가 맺히는 시점이 있어 숲 속에서 꽃무릇의 향기를 천천히 음미할 수 있다. 그 향기는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대신하진 못하지만, 그 자리를 빼앗아도 남는 것들이 있다.

나는 원래 착하고 바른 사람으로 여겨지곤 한다. 그 마음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려 애쓰며, 때로는 그 마음을 방치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때로는 비뚤어지면서도 그 마음을 저버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잘못이라는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며 다른 길을 택하는 사람도 있다. 쉬운 길은 늘 자연스럽지만, 그 길이 항상 옳은 길은 아니다. 이 두 길 사이에서 나는 두려움과 용기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하다. 두 번째 길이라고 해서 반드시 아름다운 것은 아닐지라도, 그 길이 꽃무릇이 가득한 숲을 더 깊고 진하게 바라보게 하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그렇기에 이 숲에서의 이야기는 꽃처럼 화려하기보다, 한 사람의 선택과 책임에 대한 성찰에 가깝다. 꽃무릇이 지천인 풍경이지만, 그 아래에서 우리는 어떤 기준으로 움직이고, 어떤 마음으로 타인을 대하는가를 묻는다. 꽃무릇이 피고 지는 사이, 나는 자연스러운 쉬움이 아닌 어려운 두 번째 길을 선택한 이의 마음을 생각한다. 꽃같이 아름다워질 수 있을지, 아니면 단지 아름다움을 넘어선 깊이를 찾아야 하는지, 소나무 숲에서 우리의 선택은 아직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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