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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아키우기(구피아), 쿠페아 월동

 쿠페아키우기(구피아), 쿠페아 월동

나는 경험없는 식물을 데려올 때마다 정보를 알려주는 유일한 사람이 꽃집 사장님이었고, 마트 매대나 인터넷 쇼핑몰에선 정보가 부족하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일일초를 오래 키우면 목일일초가 된다는 속설을 의심했고, 크리산 세멈이 리빙스턴 데이지가 되기도 했으며 샤스타데이지 씨앗은 쑥부쟁이가 피어나기도 했다. 그때의 깨달음은 분명했다. 식물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사람은 실내 정원사였고, 베란다 정원사는 좁은 공간에서 파종하고 모종을 심고 병충해를 막아내며 식물을 해부하듯 살폈다. 쿠페아는 내게 그런 아이였다.

그런데 꽃이 많이 핀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잎이 마르고 포기는 줄고 성장은 멈췄다. 어느 날 갑자기 밭이 생기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쿠페아를 곁에 두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베란다의 실패 경험이 노지의 성공 경험과 만났을 때 비로소 식물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쿠페아는 햇빛을 아주 아주 좋아했고 한여름의 폭염도 상관없었다. 쇼핑몰의 상품 소개에는 밝은 그늘에서 키우라고 적혀 있었지만, 노지의 경험은 그늘이 아니라 광량 요구량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늘 함께 따라다니는 말은 “노지월동은 된다”였고, 그 말에 묶여 노지에 절대적으로 못 박히지는 않았다. 나에겐 노지에서 키워야 할 식물이 있었고, 쿠페아와 국화였다. 실내에선 잎이 마르고 병충해를 달고 살며 꽃도 피지 않았다. 그 병약한 식물을 들고 버티는 피로감보단 다른 식물에 더 애정을 쏟는 편이 더 나았다.

쿠페아는 장마에 매우 강했고, 내 꽃밭의 1호처럼 항상 강함을 자랑했다. 겨울의 노지 월동은 처음이었고, 노지 월동은 되지 않지만 노지 온실 월동을 준비 중이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며 나는 누군가를 빛나게 한 존재가 되었다고 느낀다. 해와 바람과 비가 한 일을 쿠페아가 증거처럼 남겼다. 쿠페아를 빛나게 한 것은 나 혼자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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