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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련화, 마라고이데스 발아와 성장, 파종의 성공과 실패 사이

 한련화, 마라고이데스 발아와 성장, 파종의 성공과 실패 사이

올봄 3월부터 스무 가지 가까이 파종을 하며 발아와 성장, 실패를 지켜보았습니다. 한련화의 발아율은 놀라울 정도로 높았고 미세 씨앗 로벨리아의 움직임은 정말 경탄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금낭화와 데모르포세카는 파종 후 구경도 못해봤고, 파종하고 두어 달이 지나자 실패를 선언하며 다그치듯 판단하기도 했습니다. 파종의 세계는 참으로 짓궂고 심술궂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파종나라 이야기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앵초 마라고이데스를 2021년 11월 21일 기준으로 한참 배우듯 다루던 봄날, 3월 13일에 파종한 것이 이럴 수가 있군요. 이만큼 자랐고 단언하건데 실패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아이가 어떻게든 생존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었기에 나의 돌봄이 필요한 시점마다 그 자태를 지켜보며 관심을 주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 사진은 파종에 실패한 화분을 꽃밭에 쏟아부은 결과이며, 확언하건 그때 화분엔 흙밖에 없었습니다. 파종 시기는 3월에서 5월 즈음으로, 노지에 버린 때는 9월에서 10월 즈음으로 추정됩니다. 기다릴 만큼 기다려주었다는 제 판단으로 버려졌으나 그것 또한 실패가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노지에 넘겨주자 발아가 시작되며 무섭게 자라는 이 식물의 정체를 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한련화입니다. 이곳에 파종한 적은 없고, 봄에 핀 한련화 화분을 쏟아부은 곳이었습니다. 꽃이 지고 나서 넝쿨이 보기 흉해 물을 굶겨 버려둔 화분들이 남아 있었고, 그중 다섯 포기 정도가 남아 있었습니다.

또한 이것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그래서 한쪽 구석에 방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노지에 쏟아부은 것들의 변화에 놀라 물을 주기 시작했고, 흙을 재활용하자고 뜨거운 물을 붓은 화분들이 있다는 사실이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이럴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그러지 않았을 텐데 하고 되돌아봅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파종 시기가 잘못되었는지, 발아할 때가 아니었는지, 환경이 안 맞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아직도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발아가 되지 않았다고 해서, 발아가 되었으나 비실비실하다고 해서 섣불리 처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상하고 아름다운 파종의 세계는 꺼진 불도 다시 보아야 했습니다. 파종의 실패를 넘어 다시 살려낸 생명의 가능성을 느끼며, 앞으로도 이 식물들이 어떻게 자라나 줄지 천천히 지켜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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