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정원에서 피는 꽃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오늘의 생각을 남겨요. 샤스타데이지와 캐모마일은 달라요. 샤스타데이지는 키가 크고 꽃 모양이 넓적하며 커다란 봉오리가 탐나고, 캐모마일은 잎보다 꽃잎이 더 작죠. 낮에는 캐모마일이 활짝 피고 해질녘이면 꽃잎이 숨어버려서 중앙의 봉긋한 꽃밥만 남아 사랑스러워요. 지금 제 텃밭은 캐모마일이 아주 버티고 있어요. 한편으로 이 많은 꽃이 씨앗으로 떨어지면 다른 꽃들에 재앙이 될 수 있어요. 그래서 말려서 꽃차를 만들거나 채종만 남기고 뽑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꽃을 따는 일은 여간 쉽지 않아요. 정원을 가꾸는 일은 즐겁지만, 수확의 순간은 늘 아쉽고 어렵죠. 어떤 이들은 “캐모마일 다 땄어요?” 하고 묻곤 하는데, 제 속을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그래서 한 번 따보라 하신 분은 한 줌 따고 도망가버리곤 했죠.
저에게 장미의 이름을 아는 날은 아직 멀게 느껴져요. 월동 후 피는 꽃들이 늘 고맙고, 삽목으로 뿌리 내리고 다시 꽃피우느라 바쁜 빨간 장미가 특히 그렇죠. 키다리 아가씨 같은 버들마편초의 꽃뭉치도 매일 커지고 있어요. 나비가 좋아하는 이 꽃은 제 정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요. 바늘꽃과 가우라도 피고 있는데, 색이 다르다 보니 추위에 대한 강함도 달라지더군요. 작년에 빨간색만 있었고 올해는 연분홍 패랭이꽃이 대세예요. 겨울을 제외하면 쉼 없이 꽃이 피는 모습이 인상적이죠. 운간초도 과감하게 몸집을 불리며 꽃을 피우기보다 먼저 잎이 차곡차곡 자라요. 흰색과 분홍색 운간초는 지금 꽃보다 잎이 먼저 차오르는 모습이에요. 봄부터 가을까지, 추위가 오기 전까지 쉬지 않고 피우죠.
파라솔 버베나는 노지 월동을 거쳐 봄부터 가을까지 꾸준히 꽃을 피워요. 5월의 니비들도 제 곁으로 찾아와요. 이 모든 꽃들이 서로 어울리며 제 속을 끓게 하는 캐모마일의 매력도 잊히지 않죠. 노지의 여러 품종이 서로 다른 리듬으로 자라나가며, 계절의 흐름 속에서 작은 기쁨들을 선물해 주는 이 곳이 바로 제 정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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