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 해 동안 가꿔온 올리브 나무를 떠올리며 올리브가 겨울의 빛나는 계절을 가장 잘 보여주는 친구임을 다시 느낍니다. 차가운 겨울 아침, 황금빛 햇살이 창에 스며들고 바닥의 그림자가 흐르는 모습을 보고서는 이 나무가 가진 생명력에 감탄합니다. 지중해에서 시작된 이 나무가 한반도 환경에 잘 적응해 베란다에서 사계절을 보내는 모습은 정말 친숙합니다. 건조에 강하고 배수 잘 되는 흙에서 뿌리 발달이 활발해 큰 화분이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했고요. 여름의 폭염과 겨울의 한파를 다 견디는 순한 나무라, 월동은 베란다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 가지치기를 망설이다가 결국 결단을 내려 삽수를 많이 꽂았습니다. 상토에 마사, 질석에 모래까지 다양한 배합토를 시도했죠. 삽목이 어렵다고 들었지만 그때의 아까운 자원들을 다 쓰며 실험에 임했습니다. 결국 녹소토가 삽목에 제일 잘 맞는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었고, 일본 도치키현의 식토인 녹소토의 다공질 구조와 보수성, 통기성이 삽목의 성공 확률을 높였다는 점을 재확인했습니다. 세근성 화훼의 배합토로도 잘 맞는다고 들었고, 직접 두 그루의 기품 있는 올리브 나무가 생겨나니 아주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올리브 나무는 밑동에서 자꾸 새 가지가 돋아나는 특성이 있어 삽수로도 충분히 번식이 가능했고, 가지치는 모양이 잘 잡히면 더 멋진 모습으로 자라납니다. 처음에는 작은 포트 하나라도 구입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삽목둥이가 있다면 결국 더 많은 나무를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그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것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녹소토를 활용한 삽목 방법을 계속 시도해 보고, 가지를 하나씩 떼어 내어 삽목하면 더 많은 올리브 나무를 가지게 될 날을 기대합니다. 꽃집 앞의 올리브 나무를 지나칠 때마다 왜 이 나무가 이렇게 빛나는지, 그리고 그 향기에 이끌려 고개가 돌아가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지만, 그 이유를 하나하나 내 손으로 증명해나가는 과정이 오늘도 저를 설레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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