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겨울의 베란다 정원이 계절의 공백 속에서도 생명을 길러낸다는 사실을 매년 확인한다. 겨울에는 대부분의 식물이 성장을 멈추지만 구근 식물들은 오히려 빠르게 움직이고, 크로커스가 이미 싹을 올렸으며 라넌큘러스만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여우꼬리 꽃은 피었고, 지난해에는 5월에도 피었지만 냉해를 입은 적이 있다. 강한 추위에는 약하지만 기온이 너무 내려가지 않으면 베란다에 그대로 두어도 된다. 그러면 볕이 좋은 겨울의 베란다에서 꽃이 피어나 주고, 초라해 보이던 내가 이 겨울까지도 꽃을 피워 주었던 카네이션 핑크키세스가 여전히 반가운 존재다. 카네이션은 추위에 강하고, 초록색이 건강한 은녹색으로 바뀌며 겨울을 잘 보내고 있다. 오히려 여름이 더 힘들지 겨울은 비교적 나은 편이다.
2021년 12월에는 카네이션과 패랭이꽃이 같은 분류로 실내 가드닝의 생존 법칙을 보여 주었다. 실내에만 머물게 하면 생존이 어렵고, 기력이 떨어질 때마다 베란다 밖 선반에 두면 다시 살아난다. 지금도 따뜻한 날엔 밖에 두고 추운 날엔 들이는 방식을 유지한다. 주변에 지피 식물로 패랭이를 심은 곳은 겨울에도 푸른 색을 유지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촛불 맨드라미 역시 한때는 다 사라졌지만 흙속에는 수많은 씨앗이 남아 봄이 오면 싹이 한가득 올라올 것으로 기대된다. 데모르 포세카는 꽃이 없어도 소개하고 싶은 식물로 남아 있는데, 여름을 잘 견뎌 준 점이 자랑스럽다. 벵해충에 약하다는 특성으로 자주 살피는 습관이 필요했고, 지난봄 모종을 키워 여름과 이번 겨울을 넘겨줘서 계속 살아갈 체력을 키웠다. 칼랑코에와 칼란디바도 지금은 제법 풍성하지만 흰가루병이 생겨 약을 뿌려 주었고, 통풍이 잘 되지 않으면 바로 병이 생기니 겨울에도 보온과 환기의 균형에 신경 써야 한다. 오렌지 자스민은 다산의 여왕으로 두 번째로 열매를 맺었고 열매가 떨어져 발아한 것도 잘 자란다. 이 겨울의 베란다 정원은 여전히 생명의 신비로 가득하고, 씨앗이 없어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씨앗을 찾아 삼만리하는 장소이며, 겨울이라는 시간 속에서 쉬고 깨어나며 창에 맺힌 서리를 배경으로 아침햇살 아래 식물들의 초록색이 내 마음을 잠시 멎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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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1월의 겨울 베란다 정원 (두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