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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에 피는 꽃과 베란다 정원

 3월에 피는 꽃과 베란다 정원

밤새도록 비가 내리고 바람소리가 거세도 베란다의 꽃들은 따뜻한 밤을 보냅니다. 선반의 꽃은 많은 비를 견디고 드센 바람엔 숨을 곳이 있어 줄기 하나 다치지 않고 연약한 꽃잎 하나도 떨어지지 않았어요. 팬지 삼색제비꽃 비올라는 같은 제비꽃과에 속하고(학명 Viola tricolor L.) 지난해 꽃이 져 씨앗이 스스로 터져 발아한 아이들입니다. 꽃이 피기 전까지는 무엇인지 몰랐고 물을 주었습니다. 화분이 많으면 작고 이름 없는 화분은 꽃이 피기 전까지 출생의 비밀을 품고 살지요. 마라고이데스와 팬지도 그랬습니다. 그때 팬지 씨앗 몇 개를 채종했지만 화장지 위에 잠시 올려 두고 깜박해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늘 씨앗 봉투를 미리 준비해두고 있습니다. 프리뮬러 마라고데스 층층앵초도 마찬가지였고요.

첫 꽃이 한 송이 핀 뒤로 한 달이 넘었는데도 꽃 송이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무스카리는 작년에 수확하고 다시 심었던 아이로 줄기가 너무 길어 한 번 잘라 주었더니 금세 다시 길게 자라나 손이 가는 아이예요. 눈이 하얗게 내려앉아도 땅이 얼어 돌덩이가 되어도 봄이 오면 무스카리의 기색은 변함없이 피곤한 날을 이겨내지요. 수선화도 가만히 바라보면 나르시스 신화를 떠올리게 하는 치명적 아름다움이랄까요. 수선화가 나 몰래 활짝 피어난 날 밤새 지낸 하루를 생각하며 꽃은 내가 모르는 하루가 없기를 바라게 합니다. 디모르포세카 데모루도 일년 만에 다시 꽃을 피웠고, 불안한 여름을 지나 추위가 오자 더 강해진 아이예요. 원종 튤립이 필 무렵이면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들이 다 피어나 황금색 배경으로 더 아름다워질 거예요. 비틀거리고 엇나가더라도 꽃 송이를 보면 참아 주고요, 꽃이 지고 나면 바로잡을 거예요.

3월의 꽃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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