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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노지에 피는 꽃, 꽃밭, 정원

 4월에 노지에 피는 꽃, 꽃밭, 정원

나는 텃밭 정원 가는 길에 이웃집 정원의 매발톱이 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지난 봄에 파종해 발아했고 한동안 어린 잎이 야심차게 자라더니 지금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매발톱 파종은 쉽지 않았고 발아는 잘됐지만 어린 모종 시기가 너무 약해 어른이 되기 전에 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반짝이는 씨앗을 두 손 가득 수북하게 받았으니 그 씨앗이 다 어디로 간 걸까요? 이 넓은 밭 어딘가에 숨어 발아가 안 되었거나 잡초 덤불 속에서 자랄 수도 있고, 혹은 이미 죽었을 수도 있습니다. 매발톱의 씨앗이 지금 제게 있다면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 했을 텐데요. 우리 삶처럼 무모할 땐 풍족했고 지혜로워졌을 땐 가진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한 교훈은 씨앗은 시차를 두고 분산 파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파종에 실패한다면 모종을 사는 편이 낫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호주매화는 꿈쟁이의 희망이었지만 이 또한 다 알고 가지는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알고 있다고 생각할 때가 다 아는 게 아닌 이 녀석은 이유를 말하지 않아 실내보다는 노지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매화는 노지가 맞다는 화원 사장님의 말씀을 듣고 노지 월동의 가능성을 살폈습니다. 노지 월동의 프리미엄급 낭보를 들고 온 제 세 번째 호주매화는 텃밭 정원을 지킨 지 한 달이 되어갑니다. 크리산세멈, 마가렛, 스노우랜드 무스카리도 피었습니다. 작년 봄 베란다에서 수확한 구근을 바로 노지에 심은 무스카리는 장마에도 강했습니다. 핑크선라이즈, 플록스도 꽃 봉오리를 달고 다가옵니다. 노지월동이 잘되는 추위에 강한 아이들입니다.

애플민트는 뿌리로 노지월동을 하고 새순이 돋아났고, 조팝나무는 작년 삽목으로도 이렇게 꽃을 피웠습니다. 크리스마스로즈와 헬레보루스는 파종한 지 일년이 되지 않아 꽃이 피지 않았지만 몸집을 키우고 있습니다. 페르시아는 노지에서 더 선명한 블루를 보여줍니다. 지난 해 베란다에서 키웠던 건 이상하게도 말라 죽었습니다. 실내가 힘들다면 노지로 선회하는 것이 좋습니다. 겨울엔 실내 반, 노지 반, 실험에 들어갑니다. 장마를 잘 넘겨야 하고, 노지 월동한 유칼립투스, 실버드롭, 구니도 있습니다. 추위와 더위에 강한 품종들로 가득 차게 되면 텃밭 정원에는 파종한 한해살이 꽃들이 곧 피어나겠지요. 삽목한 장미가 첫 꽃을 피울지, 올해는 작약꽃이 피고 블루베리 열매가 열릴지 궁금합니다. 매일 이웃 농부가 감국을 가져가며 저는 또 무엇을 하려는지, 이 재잘대는 4월의 꽃밭이 하는 일을 지켜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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