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8살에 시집을 왔고 남편은 그때 19살이었습니다. 제 얘기를 꺼낸 이유는 아주 오랜 옛일이 남겨둔 흔적 때문이었습니다. 마을마다 징병 인원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이장이 그중의 남편 이름을 썼습니다. 어느 날 사랑채에서 들려온 한마디가 전부였어요. “아버지, 제가 형 대신 다녀 오겠습니다.” “아직 어린 니가 거기가 어디라고 간단 말이냐?” “형은 이제 막 결혼했는데 형이 가면 형수님은 어떡해요? 그냥 제가 가겠습니다.” “안 된다.” 그 날 새벽, 도시락을 싸서 남편은 보냈습니다. 그러나 몇 시간 지나 다시 걸어 들어 온 남편의 모습은 이상했습니다. 기차역까지 달려 온 남동생이 옷을 서로 바꿔 입고, 형대신 군복을 입고 떠났다고 했습니다. 그게 바로 전부였고, 얼마 뒤에는 전사했다는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말도 글도 빼앗겨 버린 그때의 이야기, 꽃잎으로 글을 남기고 흩어버리던 그 시절의 흔적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습니다. 나는 이렇게 남겨둔 기억의 조각들을 아직도 가끔 떠올리며, 그때의 아픔과 용기, 그리고 가족이 겪은 상실을 되새깁니다. 그때의 이야기 속에서 나는 말과 글이 얼마나 쉽게 빼앗길 수 있는지,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조용히 흔들렸는지 느낍니다. 이제 더는 들려오지 않는 그 이야기를 가만히 붙들고, 그때의 아픔과 결연함을 마음속에 품고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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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일기챌린지
원문 링크 : 꽃잎으로 쓰는 글자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