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배추 농사는 망했어요. 속이 다 물러 버렸고 하나도 옳은 게 없다고 느낀다며 김장하려 심은 배추들은 모두 닭 모이로 주고 있답니다. 배추 생리 장해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어요. 첫째, 석회 부족으로 어린 잎 가장자리가 말라 들고 속이 물러지는 현상이 생기는데, 질소나 칼리 비료를 지나치게 주거나 토양이 건조해 석회를 흡수하지 못할 때 발생합니다. 둘째, 붕소 결핍은 바깥잎 잎자루 안쪽에 진한 갈색 반점이 생기고 겉잎을 관찰하면 잎자루에 균열이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질소나 칼리, 석회를 과다 시비하면 더 악화됩니다. 셋째, 마그네슘 결핍은 겉잎이 황색이나 백색으로 변하고 잎맥만 남아 말라 죽게 됩니다. 토양의 마그네슘 부족이나 칼리 비료 과다로 흡수가 방해될 때 나타납니다. 넷째, 칼륨 부족은 주로 겉잎에 생기며 잎이 뻣뻣해지고 주름이 생깁니다. 이처럼 양분 부족으로 인한 생리 장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배추를 심기 전에 토양 검정을 받아 부족한 성분을 시비 처방대로 보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텃밭에서 김장 배추를 심지 않았고 이웃 농부가 준 얼갈이 씨앗만으로 실험하고 있어요. 비료와 농약 없이 유기물로만 짓는 제 텃밭의 첫 배추는 여러 벌레에 공격당해 초토화되었고, 그때 살아남은 배추들만 현재 남아 있어요. 살아남은 것들은 겉잎에 벌레 먹은 흔적이 거의 없고 생리 장해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한 겨울의 유기농 배추를 저는 차마 뽑아먹지 못하고 아껴두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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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배추 병충해, 무름병, 잎 마름, 생리장해 증상과 원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