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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서울시립미술관 한국근대거장전 유영국 : 산은 내 안에 있다

 [전시 리뷰] 서울시립미술관 한국근대거장전   유영국 : 산은 내 안에 있다

가장 좋았던 것은 처음과 마지막이었다. 원래도 유영국의 작품을 좋아했다. 강렬한 색채와 단순화된 산의 형태는 한국 현대미술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미지였다. 그래서 서울시립미술관의 회고전 <산은 내 안에 있다> 역시 큰 기대를 안고 찾은 전시다. 이번 전시는 유영국의 첫 개인전이 열린 1964년을 출발점으로 삼아, 이미 자신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가던 시기의 작품들로 문을 연다. 익숙하게 알고 있던 세계와 곧바로 마주하게 되지만, 전시를 끝까지 둘러본 뒤 남은 깊은 잔상은 역시 처음과 마지막 공간이다. 도입부의 1964년 작품들, 연대기를 거슬러 올라가며 만나는 초기의 기하학적 추상과 말년의 산 연작이 특히 강렬하다.

전시는 처음과 끝이 하나의 흐름 위에 놓여 있음을 보여 준다. 흔히 ‘산을 그린 화가’로 알려진 유영국의 이면에는 평생 형태와 구조를 치열하게 탐구해 온 추상 화가가 있었다. 이번 회고전은 그 거대한 여정을 한눈에 조망하게 해 준다. 선으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예술적 출발은 1935년 도쿄 문화학원 유화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서구의 입체파, 미래파, 초현실주의, 구성주의 등을 적극 흡수했고, 특히 몬드리안에게 깊이 매료되었다. 점과 선, 면이라는 기초 요소로 화면을 채워나간 몬드리안의 회화적 문법은 초기 세계의 단단한 밑바탕이 되었다.

유영국의 예술적 신념은 재야 아방가르드 미술가로 활동했던 시기에서도 확인된다. 작가의 딸이 재제작한 자유미술가협회전에 출품했던 <작품 R3>와 NBG 양화전의 <작품 LA-101>를 통해서도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이들 작품은 초기의 실험성과 말년의 산 연작이 하나의 흐름 속에서 발전해 온다는 점을 뚜렷이 보여 주며, 산의 형상에 매몰되지 않는 깊은 형식 탐구가 전시 전반에 걸쳐 느껴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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