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30분. 사무실이 잠시 조용해진 틈을 타, 등 뒤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린다.
‘쪽쪽쪽’. 작지만 집중력을 정통으로 끊어먹는 그 소리.
또 시작이다. 부사장님의 바나나우유 타임.
우리 부사장님은 바나나우유를 굉장히, 아니, 진심으로 좋아하신다. 탕비실 냉장고에 채워둔 바나나우유 28개는 평균 삼일을 넘기지 못한다.
정확히 72시간. 이틀 반쯤 지나면 슬금슬금 사라지기 시작하더니, 셋째 날 아침이면 감쪽같이 없어져 있다.
가끔 누가 한 박스를 가져가 집에 쟁여두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지경이다. 그런데 정작 부사장님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이렇게 말씀하신다.
“요즘 누가 자꾸 바나나우유만 마셔? 이거 참… 이상하네.”
그 말을 들은 직원들은 마우스를 쥔 채로 멈칫하고, 누군가는 화면을 보며 어색하게 웃는다. 다들 알고 있다.
그 ‘누가’가 누구인지. 그러고는 꼭, 그 말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무실 어딘가에서 조용히, “끄억.”
트림이 들려온다.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원문 링크 : 바나나우유, 그리고 부사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