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거리, 나 혼자 듣는 오자키 유타카 슬픈 영화를 보고 나오는 길이었다. 마침 비도 추적추적 내렸다.
말없이 작은 우산을 펼치고, 양쪽 귀에 이어폰을 꾹 눌러 꽂았다. 오자키 유타카의 목소리가 흐르기 시작하자, 세상이 조용해졌다.
지나는 차 소리도, 우산을 두드리는 빗소리도, 그저 배경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거리를 걷는다.
너무 크지도, 너무 작지도 않은, 그저 그런 기분이 든다. 썩 유쾌하진 않지만, 나쁘지도 않은 상태.
그 묘한 중간 어디쯤의 감정. 사람들은 하나둘 처마 밑에 모여 비를 피하고 있었다.
그들 틈에서 비를 맞으며 걷는 내가 조금은 엇나간 사람처럼 느껴졌지만, 나만이 알고 있는 이 낭만을 굳이 설명하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만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처럼 다가왔다.
하지만 그 낭만도 오래 가지 못했다. 생각보다 무거운 여름비가 작은 우산을 비웃듯 나를 적시기 시작했다.
어깨가 축축해지고, 신발 속이 서서히 젖어갔다. 몸은 무거워졌고, 걸음은 느려졌...
원문 링크 : 비 오는 날의 귀갓길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