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질은 햇빛을 받는 꼭대기 생장점으로 영양분이 몰리며 위로 자라는 정아우세 현상을 보이는데, 베란다의 경우 빛이 부족해 줄기 간격이 멀어지며 외줄기로 자라기 쉽다. 따라서 잎을 풍성하게 얻으려면 위 세포의 에너지를 옆으로 퍼지게 하는 순지르기가 필수다. 묘종이 15cm 정도 자라 튼튼한 본잎이 네댓 쌍 달린 뒤, 맨 위의 작은 잎 두 장과 아래의 큰 잎 한 쌍을 포함해 줄기 마디 위를 싹 잘라내면 곁잎이 아래에서 자라나 두 줄기로 나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으로 잎이 늘어나며 수확량이 증가하고, 잎맛도 더 풍부해진다. 첫 가위질 이후에는 새로 돋아난 곁가지가 양옆으로 자라며 잎이 서너 쌍 이상 달리기 시작하면 같은 방법으로 두 번째 순지르기를 진행한다. 반복할수록 줄기가 더 튼튼해지고 덤불 형태가 형성된다. 다만 곁순이 너무 어릴 때 자르지 말고 줄기가 굵어지고 잎이 단단해진 시점에 잘라야 식물이 몸살을 덜 앓는다.
꽃이 피면 잎의 질감과 향이 떨어지므로 꽃대는 눈에 띄자마자 톡 잘라내어 잎의 생산에 집중하게 한다. 꽃망울을 지속적으로 제거하면 가을까지 수확이 길어지며, 매일 아침 줄기 끝의 꽃망울을 살피고 솎아내는 게 중요하다. 잎의 수를 늘리려면 가지를 자르면서 생장점을 조절하고, 통풍이 잘되도록 아래쪽의 낡은 잎과 서로 부딪히는 잎들을 과감히 수확한다. 창문을 활짝 열어 바람이 잘 통하게 하면 줄기가 단단해져 무성해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다.
수확 후 관리로는 흙 한 포기당 영양이 한정되므로 비료가 필요하다. 생장점을 자른 지 일주일쯤 지나 곁순이 눈에 띄게 자라기 시작하면 알비료를 흙 위에 얹거나 액상 비료를 묽게 타서 주면 잎이 어른 손바닥 크기로 자라고 윤기가 돈다. 다만 비료를 지나치게 진하게 주면 뿌리가 손상되므로 권장 비율보다 약하게 공급한다. 또한 바람 길 확보가 중요하여 덤불 내부의 잎이 겹치지 않도록 아래에 있는 낡은 잎을 먼저 제거하고, 화분 방향을 이틀에 한 번씩 바꿔 햇빛이 골고루 닿게 한다.
비가 오지 않는 맑은 날 아침에 가위로 순지르기를 하면 상처가 더 빨리 마르고 회복이 좋다. 수확한 잎은 물을 씻지 않은 상태로 종이 호일이나 마른 키친타월에 감싼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신선도가 유지된다. 흙 속 영양분이 충분하면 잎사귀는 크고 광택이 돋아나며, 베란다의 화분 관리와 규칙적인 순지르기를 통해 올여름 식탁을 향긋하게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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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베란다 바질 키우기, 잎 풍성하게 만드는 순지르기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