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2개강날의 상황은 날짜가 가져다준 불안과 함께 시작되었다. 아이는 독감은 아니지만 심한 목감기와 코감기, 몸살 기운으로 하교했고, 개강 첫날이기에 무조건 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역까지 가기 어렵다 느껴 집 앞에서 강남행 버스를 탔고, 아이는 힘겨워 그대로 잠들었다. 나 역시 컨디션이 좋지 않아 감정이 울렁거렸고, 강남역에서 픽스로 가는 버스에 탔다. 버스 안은 매우 혼잡했고 옛날 고등학교 시절의 추억이 스쳐 지나가며 짜증이 밀려왔다. 아이의 얼굴은 요단강 건너기 직전의 표정이 되었고, 밥은 먹여야 해서 한솥도시락을 시켰으나 반이나 남기고 밥알만 남겼다. 이때부터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했고, 대치까지 와서 버스를 타고 불편하게 움직이는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다.
학원에 아이를 넣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도 마음은 점점 불안해졌다. 전기요에 의지해 2시간 정도 지내며 마음이 가라앉기를 기다렸고, 강남에서 남편에게 아이를 데려오라는 요청을 했다. 남편은 술을 마시다 아이를 데리러 와야 하는 상황이었고, 옆의 현대고 다니는 딸의 아버지까지 가담해 상황 파악이 분주했다. 10시 30분까지는 GTX를 타야 한다는 압박에도 불구하고 지하철 화장실에서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바지의 추리닝끈이 두 번 꽉 묶여 있어 두 사람이 풀다 보니 30분이 지나 결국 놓치고 말았다. 더구나 다음 차는 30분 후로 예정되어 있어 초조함은 극에 달했다.
역에서 내려 다리 떨며 기다리던 중 도착 시간이 20분 정도 남았는데도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 두 사람이 휙 지나가며 나타났고, 남편의 표정은 이미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변해 있었다. 출구를 헷갈린 탓인 듯 보였고, 집에 도착한 시각은 자정에 가까웠다. 셋이 모두 쓰러져 다음날 오전 12시에 일어났고, 이 날의 기억은 잊히지 않는 12121212로 남았다. 첫째날 후기에서 정리된 부분은 12월 12일의 긴장 속에서도 다가오는 정규 수업과 필수 특강의 일정이었다. 1월부터 시작되는 필수 특강은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로, 진도를 따라야 하는 필수 특강이며 실제로는 본수업 두 개를 더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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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초6] 픽스아카데미 | KMO 입문반 | 첫 날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