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시작하자 손에 힘이 풀리고 어깨가 뻐근해지며 집중이 흐트러진다. 눈은 자꾸 깜빡이고 머릿속은 다른 생각으로 맴돌아 버거움이 커진다. 핑계 저핑계로 공부를 거부하는 모습은 여전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결국 필기구로 메모를 하다 보니 손가락 끝에 자꾸 느낌이 남고, 새끼손가락이 손바닥을 찌르는 자국이 남아 핏자국처럼 보이기도 했다. 올 해 손톱 관리는 제대로 못한 채 길고 울퉁불퉁해진 손톱들이 눈에 띈다. 그래서 정리 도구로 손톱깎기 세트를 꺼내 박스를 떼어내고 포장을 살펴보았다. 포장을 벗기자 네잎클로버 모양의 박스가 드러나고, 박스 안에는 또 다른 미니 가방이 차곡차곡 들어 있었다. 까면 깔수록 더 예뻐 보이는데, 설마 안에 또 다른 구성품이 있을까 하는 상상도 들었다. 다행히 이번엔 마지막이었다는 듯 모두가 한데 모여 있었다. 손톱깎이 세트가 아니라 일상 생활에 필요한 여러 도구가 함께 들어 있었고, 독특한 모양의 미니 가방은 파우치로도 쓰일 만했다. 쇠 부분을 가볍게 두드리자 청량한 소리가 울려 마음이 한결 맑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부 구성물은 손톱 하나를 다듬으려 하는 순간부터 시작해 다양한 도구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날카로운 손톱도 보고, 굽은 모양의 손톱깎이도 있으며, 작은 가위와 핀셋, 귀이개까지 함께 있었다. 생활 속에서 필요한 것들이 하나둘씩 흩어지듯 자주 자리를 떠난다는 점이 아쉽기도 했다. 이번에는 제자리를 잘 지켜 다 함께 잘 관리해보려 다짐했다.
원문 링크 : 손톱깎기 세트 하나 있으면 든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