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끔 파멸에 대한 욕망을 느끼곤 한다. 그것은 자기파괴적인 욕구와는 조금 결이 다른데, 자기파괴적 욕구가 스스로에 대한 가학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파멸에 대한 나의 욕구는 비합리적인 욕망에 몸을 맡겨 결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여러 개 건너며 사회에서 허용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싶은 욕망에 가깝다.
단순히 과소비를 해보고 싶다거나 마약을 해보고 싶다던가 범죄를 저질러보고 싶다는 흔해빠진 일차원적인 욕구와도 다르다. 아무 이유 없이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노숙자들과 친분을 맺어 노숙을 하거나 학교를 자퇴하고 모르는 기업에 무작위로 입사하거나 물안경을 쓰고 깊은 바다의 밑바닥을 들여다보고 싶은 감각에 가깝다.
내 인생을 걸어야 하는 가벼운 흥미에 생각 없이 따라가려는 욕구라고 말할 수 있겠다. 즉,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인데 득과 실의 수준 차이가 매우 큰 욕구이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굳이 하려면 할 수는 있으나 지금 나에게는 잃을 것이 너무 많아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반...
원문 링크 : 파멸에 대한 욕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