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요청 처리 중입니다...

익사

 익사

"뭐? 여자들 있는 술자리를 가서 놀겠다고...?"

선선하게 흐르던 바람의 방향이 갑자기 확 바뀌어 얼굴을 때린다. 너의 시선도 아프게 얼굴을 때려댄다.

시체처럼, 맞은 곳이 차갑게 식어간다. 너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내 눈을 바라본다.

"동아리 사람들이랑 다 같이 여행 간다고 했잖아. 너도 알겠다고 했고."

"여자가 있다는 말은 안 했잖아." "동아리에 어떻게 여자가 한 명도 없을 수가 있겠어..."

스프레이로 고정시켜놓았던 머리가 바람을 맞아 요상한 모양으로 꺾인다. 자를 때가 한참 지난 긴 앞머리가 눈 앞을 덮는다.

나는 단비와 같은 차단막을 치우고 싶지 않아 다시 바람에 휩쓸려갈 때까지 냅둔다. 그러나 금새 불어오는 바람에 우리의 시선은 다시 얽힌다.

그저 무기력하다. 갯벌에 묶여 밀물이 들어올 때마다 바닷물을 퍼마시는 기분이다.

너가 언제나 하는 말마따나, 나는 그저 이 상황을 넘기고 싶을 뿐이다. 손발이 쭈글쭈글해져도 나는 이 갯벌 밑바닥에서 헤어나올 수 없나보다.

참 징...

원문 링크 : 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