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학은 이제 기술의 문제를 넘어 도덕적 윤리적 정치적 학문으로 변모했다는 관점에서 시작한다. 저자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유전의 역사를 흥미롭게 소개하며, 실험과 발견의 이면에 존재하는 가치 판단을 같이 짚는다.
근친혼으로 인해 유전적 다양성이 감소하고 쇠약한 후손이 나타난 합스부르크 왕가의 사례부터, 경험과 육감에 의존한 육종의 초창기 이론과 선구자 버뱅크와 베이크웰의 업적을 다룬다. 또한 여러 대립 형질이 섞여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감수분열의 놀라운 현상과, 유전학이 인간에 대한 우생학으로 변질되었던 사회 분위기의 대표 사례로 고다드의 칼키카크 가족 이야기가 제시된다.
DNA를 통해 조상과 인류의 기원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인종이라는 개념의 모호함과 우생학의 비과학적 근거들이 부각되고, 인간의 대표 형질인 키와 지능에 관한 연구를 둘러싼 역사적 흐름이 정리된다. 한 사람 내부에서 발생하는 일부 유전자 변이가 모자이크 현상을 일으키며, 한 개인의 다양한 세포 계보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키메라 현상과 미생물 군집의 상호 작용 또한 개인의 경계와 정체성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세포의 분열과 유전자 메틸화로 형성된 체계가 동일한 특징으로 확산되며, 유전자 본질주의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이어진다. 과학자들은 질병과 형질의 다유전자적 성격, 복잡한 형질에 관여하는 다수의 유전자들에 주목하며, 프리처드의 전유전자 개념과 관련된 논의도 소개된다. 현대의 유전학은 유전체 편집 기술인 CRISPR의 가능성과 위험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유전자 가위가 불치병 치료와 새로운 형질 창출에 미칠 영향을 논의한다.
또한 종양의 모자이크 현상과 메더워의 키메라 연구로 확인된 규칙성, 피부 이식으로 인한 면역계의 발견, 미생물 군집의 역할이 개인의 건강과 정체성에 어떤 의미를 주는지도 다뤄진다. 결국 초유의 건강 상태에서도 영구 세입자 같은 미생물 군집은 숙주와 공생하며, 인간의 ‘정의된 개인성’은 더 깊은 차원의 생물학적 연결에 의해 재정의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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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유전학의 역사속에서 미래를 보다]웃음이 닮았다(칼 짐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