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역사학자인 앤터니 비버를 알게 된 계기는 ‘스페인 내전’의 명쾌한 해석 때문이었다. 그때 새롭게 다가온 그의 저작은 생소한 역사를 아주 분명하게 들려주었고, 기억 속에 오래 남았다. 그럼에도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 내전, 즉 적백내전에 관한 비버의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1917년 2월 혁명으로 로마노프 왕가가 무너지고 소수였던 레닌의 볼셰비키가 10월 혁명으로 정권을 장악하지만, 볼셰비키에 반발한 백군이 결집하면서 러시아는 혁명에 이어 곧바로 내전의 수렁에 빠진다. 전선은 단순하지 않았다. 콜차크, 데니킨, 유데니치로 분열된 백군 지휘부, 독립을 원하는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세력, 무정부주의자 마흐노의 흑군, 영국 프랑스 일본 미국의 외국 간섭군, 그리고 체코슬라비아 군단까지 러시아의 광대한 영토 위에서 이 모든 세력이 뒤엉켜 싸웠고, 그 혼란 속에서 천만 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한다.
저자는 방대한 사료를 바탕으로 이 내전을 재구성하는데,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어렵고 복잡하다. 전선이 여러 개고 등장인물이 너무 많으며 쓸데없는 인용문들이 흐름을 끊어놓는다.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된 책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나라와 관련된 극동에서의 전황은 거의 없다. 하지만 붉은 군대의 적색테러와 백군의 백색테러에 대해 어느 편도 일방적으로 두둔하지 않는 비버의 시선으로, 이념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폭력의 민낯을 냉정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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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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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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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백내전
원문 링크 : [소련은 어떻게 탄생했는가]러시아 내전(앤터니 비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