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부터 검사가 잡혔다. 오전에 후딱 끝내버리는 게 체력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낫지.
근데 아이 등원이 걸린다. 두부에 계란 물 대충 입혀놓고, 울먹이는 아이를 달래고 나서야 택시를 불렀다.
이 시간에 차 가져가면 주차하느라 애가 탄다. 무조건 택시.
이번 검사는 혈액검사, MRI, 유방과 상복부 조영제 CT, 뼈 스캔. 6개월 검사는 이보다 간단하지만, 1년 검사는 첫 진단 때처럼 전부 다 한다.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시달리겠구나, 싶어 한숨이 폭 나온다.
허겁지겁 택시를 타니까 그제야 괜히 서운함이 밀려드네. 표적 없이 날아간 화살 같은, 방향을 잃은 서운함.
이건 혼자 택시 타고 암 검진을 받으러 가야 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연민에 가깝다. 어쩔 수 없지.
남편은 아이를 등원시켜야 하니까, 뭐. 아닌 줄 알면서도, 나만 빼고 다 잊은 것 같다는 기분이 든다.
졸지에 남편과 가족은 나의 병력에 무심한 사람들로 전락하고 만다. 그 순간, '그래.
잊으면 어때. 잊어야 살지. ...
원문 링크 : 2년 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