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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브 마이 카를 읽기 위해서 빌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모음집에서 오히려 <기노>라는 단편 소설이 인상 깊었다. 나는 상처받아야 할 때 충분히 상처받지 않았다.

진짜 아픔을 느껴야 할 때 나는 결정 덕인 감각을 억눌러버렸다. 통절함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아서 진실과 정면으로 맞서기를 회피하고, 그 결과 이렇게 알맹이 없이 텅 빈 마음을 떠안게 되었다.

나는 상처받아야 할 때 충분히 상처받았던가? 나는 언제나 나의 감정에 솔직하지 않았다.

나는 밀려드는 감정들을 회피하기에 급급했고 나 자신을 숨기는 편을 선택했다. 하지만 상처는 방치할수록 곪아들어가고 막아두었던 감정은 언젠가 터져 나오기 마련이다.

상처받아야 할 때 충분히 상처받았지 않았고 미뤄두고 쌓아두었기에, 언젠가 터져 나올 감정들의 소용돌이는 언제나 형체를 명확하게 알아볼 수 없다. 그렇게 나는 원인 없이 속상하고 아파했다.

원인이 없는 아픔은 나조차 나를 이해할 수 없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할 수는 없다.

나...

원문 링크 : .